◆필리핀 국립 대학(UP) 캠퍼스 모습 ⓒ박남숙 일부 주립대학, 민족민주전선 출판 도서 금서 지정 정부 측, 공산주의 사상 유입 가능성 경계 필리핀 대학총연맹, 학문 자유 침해하는 선별 작업 중단 촉구 필리핀 대학총연맹(NUSP)이 일부 주립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도서 정화 작업’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11월 3일 마닐라 불러틴(Manila Bulletin)이 보도했다. 대학총연맹은 필리핀의 지방 도시인 타부크시의 칼링가 주립대학(KSU), 이사벨라시의 이사벨라 주립대학(ISU), 방가시의 아클란 주립대학(ASU) 등 최소 3개 이상의 주립 대학 도서관이 필리핀 민족민주전선(National Democratic Front OF Philippines, NDFP)에서 출판한 도서를 서가에서 뺀 것과 관련해 대학 당국과 필리핀 고등교육위원회(CHED, Commission ON Higher Education)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앞서 필리핀 루손 섬에 있는 코딜레라(Cordillera) 지역의 고등교육위원회는 사립 및 공립 고등교육기관의 도서관과 온라인 정보 서비스에서 “공산주의 테러 집단(Communist-Terrorist Groups, CTGs)의 이데올로기를 포함하는 자료를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 코딜레라 지역 고등교육위원회(CHED-CAR)는 “평화에 반(反)하는 이데올로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일부 도서가 청소년들을 잠재적 공산주의 테러리스트로 만드는 것을 우려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 단체, 교육‧출판 관계자들은 고등교육위원회와 대학 당국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도서 정화 작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간탈라출판사(Gantala Press)는 “청소년들을 공산주의 이념과 반군 단체의 모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워 책을 선별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대학 관계자들에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필리핀 국립 대학 바기오 캠퍼스(UP, BAGUIO CITY CAMPUS) 학생회 체스카 카푸난(Cheska Kapunan) 회장은 “코딜레라 고등교육위원회의 조처가 실망스럽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교육위원회는 이전에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평화를 주제로 하는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는데, 사회주의 사상이 담긴 작품들을 열거하며 그것들이 젊은 학생들의 마음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육이었다”고 10월 25일자 라플러(Rappler)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월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부가 필리핀 대학에서 불온 포스터가 발견된 것을 빌미로 “대학이 공산주의 동조자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학생과 교수들은 반정부 반군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일부 학생을 잠재적 범죄자로 지목하고, 캠퍼스에 군인을 진입시킨 사건을 심도 있게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공산주의 테러 단체에 강경한 정책을 펼쳐온 두테르테 정부는 대학의 학생 언론인들과도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다. 필리핀 대학총연맹(NUSP)은 성명을 통해 “학문의 전당인 대학 도서관의 자료를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다양한 정보를 접할 학문적 자유를 무력화하고 억압하는 행위”라며 당장 멈출 것을 촉구했다. 필리핀 마닐라 = 박남숙 글로벌 리포터 [email protected] ■ 필자 소개 전 방송작가 https://news.ebs.co.kr/ebsnews/allView/60129538/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