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앙헬에 한두달 있을 예정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이번 주말에 뜨게 되었네요. 세부에 며칠 들렸다가 수리가오 친정집으로 가서 짧으면 한달, 길어도 두달후에는 결혼하고 와이프랑 같이 태국에 가서 지낼 계획입니다. 그동안 경험한것들 몇가지 더 공유 해봅니다. 1. 체류연장 하러 이민국 갔다가, 제복입은 이민경찰한테 안내 받는 바로 다음 차례가 저였습니다. 근데 누가 끼어 들더군요. 한 60 정도 되어 보이는 동양남자인데 아마 필리피노겠지요. 여기 기다리고 있는거 안보이냐, 뒤로 가라고 했는데 무슨 질문 하나만 하면 된다느니 하면서 버티더군요. 제가 겁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든든한 경찰 앞에서 까지 기죽을 필요는 없지 싶어서 What the f***? Get the f*** off. 라고 조근조근하게 대답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놈은 뒤로 꺼졌는데 그 와이프인지 여친인지가 말 곱게 하라고 따지길래 콧웃음 쳐주고 무시 했습니다. 대신 이민국 오피서가 조용히 시키더군요. 그 와중에 제 여친이 도망 가 버려서 한참 찾아야 했습니다. 긴바지 입고다니면 왠만해서 이런 꼴 안당하는데 반바지 입고갔더니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 2. 블루택시라는걸 드디어 타 볼일이 생겼는데 정말 싸더군요. 트라이타면 100페소, 그랩 택시타면 120페소 나오는데 67페소 밖에 안나왔습니다. 그래서 블루택시 앱 다운받아서 등록하는데 이미 등록된 전화번호라면서 등록이 안됩니다. 전화번호를 입력도 못하고 뭔가 에러같네요. 3. 줄창 먹어댄 치킨에 이제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해 필리핀 오기 전에는 한국교포들이 현지인처럼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시는거 무시했는데 이게 태국이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네요. 일단 사먹는 음식종류가 너무 단조롭습니다. 맥도날을 가도, 졸리비를 가도, 어디를 가도 다 치킨하고 밥입니다. 길거리 음식은 고사하고 작은 동네식당에서 파는 음식도 도저히 위생이 불안해서 못먹겠어요, 어차피 종류도 몇가지 안되지만. 정착 하려면 음식 잘하는 가정부 없이는 못살것 같아요. 그나마 백화점 푸드코트가 좀 구색을 맞춰서 음식종류가 약간은 다양합니다. 4. 마퀴몰에서 나오는데 트라이 타기에는 짐이 너무 많아서 호객하는거 거절하고 앞에 택시가 있길래 그냥 탔습니다. 근데 트라이 기사가 와서는 한참동안 택시 기사한테 시비를 거네요. 알고보니 마퀴몰 정문앞은 트라이 기사들이 잡고 있어서 택시는 와서 손님 태우면 안된답니다. 그말 듣고 황당해서 다시는 앙헬에서 트라이 안타기로 했습니다. 5분 10분 기다려도 꼭 그랩 택시만 탑니다. 블루택시 앱 등록 성공하면 블루택시도 타겠지만요. 5. 몰 앞에가면 택시찾냐고 물어보는 놈들 있습니다. 자가용 가지고 무허가 택시 영업하는 놈들인데 몇번 물어봤지만 항상 바가지 씌우려고 하더군요. 이제는 더이상 상대 안해줍니다. 트라이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냥 입구로 나가기 전에 미리 그랩 택시 부르고 도착하는거 맞춰서 나갑니다. 6. 택시나 트라이건, 몰 안에서건, 뭐라도 호객하려는 넘들은 그냥 대꾸 안해주고 무시하는게 가장 편합니다. 한마디라도 받아주면 더 귀찮게 굴고, 어차피 논리적인 대화는 안통합니다. 7. 필리피나들 소셜 미디어 많이들 한다던데 여친도 가끔 한 몇분 인스타 그램 쳐다보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채팅은 가족들하고 약간만 하고 드라마도 거의 안봅니다. 대신 시간 날때는 공부하거나 교양강의 보고, 저랑 다큐맨터리 보거나 합니다. 오늘은 저녘때 저혼자 가방사러 몰에 다녀왔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뉴스 봤다고 한참 그예기 했습니다. 제가 원래 그러고 노는 사람이라 아주 아주 만족 스럽습니다. 둘다 술 담배 안하고 여친은 저녘은 일반 식당에서 외식도 싫어합니다. 8. 필리핀 사람들도 소고기 좋아하네요. 오늘 직원들 두번째 회식으로 삼겹살 먹고 싶다고 했는데 여친은 돼지 안먹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 했는데 다들 소고기먹겠다네요. SM 클락안에서 무제한 삼겹살 시켰는데도 떡하니 처음에 돼지랑 닭을 섞어서 가져오길래 다 돌려 보냈습니다. 그거 다 먹고 소고기를 어떻게 먹으라고!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주는대로 받아먹으면 손해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밥먹고나서 볼링도 한게임하고 스타벅스 커피도 사줬습니다. 아마 볼링도 스타벅스도 오늘이 처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진은 하루 지나면 지우겠습니다. 9. ATM 으로 돈 찾을때 다른 은행들은 만페소 밖에 안되는데 BPI는 2만페소 찾아집니다. 찾을때마다 250페소 내야 해서 만페소씩 찾으면 수수료 아깝네요. 10. 잔돈 없는데가 정말 많습니다. 택시비는 말할것도 없고, 멀쩡한, 그것도 SM 몰 안에 있는 가게들이 1000페소 거슬러줄 잔돈 없는데가 있는데보다 더 많습니다. 이제는 지페와 동전 종류별로 많이들 챙겨 다니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11. 태국은 가장 저렴한 기본 맛사지가 건식인 태국 맛사지 이고, 오일 맛사지는 좀 더 비쌉니다. 그런데 필리핀은 그 반대네요. 그래서 항상 오일맛사지인 스웨디시 맛사지만 밧습니다. 시원하게 꾹꾹 눌러주는 느낌이 좀 덜하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괞찮습니다. 값도 싸고. 태국맛사지는 태국 가서 받으면 되죠. 근데 오일 맛사지 받고 샤워시설도 다들 없던데 추가서비스는 어떻게들 받는지 좀 궁금하네요. 12. 길거리 옷가게 옷품질, 특히 짝퉁 제품들 품질은 워킹 스트리트 안에 있는 가게들이 좀더 낫습니다. 다만 아가씨들은... 음... 태국보다는 평균적으로 덜 제 취향인 편이더군요. 전체적인 시설도 태국은 뭔가 화려하고 낙후된 느낌이 전혀 없는데 여기는 뭔가 어디 80년대 섬마을 같은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들은대로라면 필리핀 아가씨들은 따라가서 아침까지 있어준다던데 태국은 그런거 없으니 나름 장단점이 있겠죠. 워킹 스트리트 지금까지 세번 가봤지만 세번 다 여친 손잡고 들어갔습니다. 13. SM 몰 가면 200페소 내고 멤버쉽 가입하세요. 금방 본전 뽑습니다. 저는 이걸 몰랐다가 2주동안 쇼핑할거 다 하고 오늘 마지막으로 여행가방 사면서 알았네요. 200페소 내고 가입하면 1000페소 추가할인 해주겠다고 해서요. 뭐 지난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14. 유투브에 보니까 무슨 몰에가면 여자들이 먼저 대쉬한다더니 하던데 저는 간혹 혼자 돌아다녀도 한마디 말걸어주는 아가씨도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돈이 없어보여서일까요? 음... 빤히 쳐다보면서 눈웃음 치는 아가씨는 몇명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