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나라든 대통령 부인의 옷차림은 관심의 대상이다. '패션 정치'로 불릴 만큼 영향력도 크다. 대외적으로는 국가의 품격과 미를 드러내는 거울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 정서에 반하는 지나친 고가의 옷차림으로 구설에 오른 경우도 종종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여사가 1986년 하와이로 망명한 뒤 대통령궁에서 발견된 최고급 의류와 구두, 핸드백 등 가격은 수천억 원에 달했다. 하와이 현지 세관에서 압류된 보석 300점의 평가액만 160억원이었다고 하니 '사치의 여왕'답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역대 퍼스트 레이디들과 달리 유명 디자이너들이 만든 고가 의상과 명품 브랜드를 즐겼다. 그녀가 한 정상회담 때 입은 재킷은 수천만 원을 호가했을 정도다. 심지어 백악관 텃밭에서 아이들과 함께 농작물을 수확하는 행사에서 1400달러짜리 셔츠를 입었다가 눈총을 받기도 했다. 반면 수수한 옷차림으로 울림을 준 대통령 부인도 많다. 국내에선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평생을 검소한 옷차림으로 보냈다. 그녀는 30년 넘게 입은 회색 정장이 닳고 해지자 천을 덧대 여러 번 바느질로 꿰맨 뒤 입었다. 40년간 아껴가며 입은 검정 예복은 며느리에게 물려줬다. 근검절약이 몸에 밴 그녀는 알뜰한 살림꾼 자체였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94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