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가 필리핀 출신 가정부 역할을 하기 위해 동남아인처럼 얼굴에 갈색 분장을 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15일(현지 시각) CNN 방송이 보도했다. 현재 온라인에서 폭넓게 확산하고 있는 한 동영상에서,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 프란체스카 왕은 브러시로 화장을 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기 위해 얼굴을 갈색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홍콩 최대 공중파 방송인 TVB가 송출하고 있는,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드라마 ‘Barrack O'Karma 1968’에 출연 중이다. 지난 12일 방영된 이 시리즈 드라마의 7회에서 프란체스카 왕은 한 부부 집의 가정부로 나오는데, 이 부부는 그녀가 부두(voodoo) 의식을 행한다고 의심한다. 일부 시청자들은 가정부 역의 배우가 갈색 얼굴(brownface)일 뿐만 아니라 필리핀 사람의 억양을 흉내낸다고 비난하는 것을 뛰어넘어 필리핀 여성 역할을 어째서 홍콩 여배우가 맡아서 부정적 고정관념을 조장하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주재 필리핀 총영사 랄리 테자다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이 드라마를 가리켜 “노골적으로 무지를 드러내고, 무감각하며, 완전히 구역질난다”고 묘사했다. “필리핀 가정부의 묘사와 동남아인 피부색을 강조한 것은 ‘반 무이(Ban Mui)’를 특히 돋보이게 하려는 부정적 고정관념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 필리핀 총영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반 무이’는 필리핀 출신의 젊은 여성이 사용하는, 광둥 지역의 저속한 속어를 가리킨다. 홍콩 인구 중 소수민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지만, 이 도시에는 약 20만 명의 필리핀 가정부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이들 가정부들 상당수는 인종차별, 저임금 노동, 그리고 주거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홍콩에서 가정부 일을 하는 5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이 채 안 되는 숫자만이 개인 침실을 제공받고, 44%는 하루 노동시간이 16시간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http://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124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