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사는 필리핀 친구가 좋은 사진과 글을 Facebook 에 올렸네요. 친구의 가족은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까지는 필리핀에서 유복하게 잘 살았대요. 어머니는 상당히 미인이시고 멋쟁이셨고요. 그런데 친구가 어릴 적에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고 장녀인 친구가 가장이 되었지요. 어찌어찌하여 친구 (저보다 나이는 훨씬 많아요) 는 펜팔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머나먼 외국으로 홀로 떠나왔어요. 그런데 결혼해서 살아보니 남편한테 이상한 점이 있더래요. 친구는 외향적인데 남편은 집에서 혼자 있는걸 즐기고, 친구한테서 전화 한 통도 없더래요. 알고 보니 사회성이 전혀 없는 loner 였어요. 게으르고 돈도 잘 못 벌고. 한번은 친구가 일하러 나가면서 친구 남편한테 마당 청소 좀 하라고 시켰는데, 그 청소 하나도 제대로 안 해서 친구가 집에 돌아와서 청소하더라고요. ㅎㅎ 친구는 결혼 후 지금까지 열심히 이런저런 일들 하면서 돈 벌고, 가족들 돌보고,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게도 돈을 보내면서 살아왔어요. 지금은 청소 일 하고 있어요. 그래도 남편을 항상 존중해요. 신앙심이 깊고, 남편 덕분에 필리핀에서의 삶보다는 잘살고 있고, 남편도 친구 가족들한테 조용히 잘 대해주거든요. 친구 어머니는 자식이 4명 있었는데 그중에 2명이 장애인이고, 한 명은 수년 전에 병으로 죽었어요. 그때 친구가 비행기 탈 돈이 없어서 동생 장례식에 못 간다고 많이 슬퍼했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느 날 꿈을 꿨는데 필리핀 친구랑 제가 빵집에서 빵을 먹는데 친구가 배가 고팠는지 빵을 허겁지겁 먹는 거예요. 그다음 장면은 친구가 빵이 더 먹고 싶은지 빵집 안에 진열된 다른 빵들을 쳐다보고 있고요. 그 꿈을 꾸고 나서 얼마후에 만난 친구가 동생 병원비 등을 보내느라고 치약까지 아껴서 썼다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집에 돈이 없어서요. 그런데 갑자기 그 꿈이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친구한테 돈을 좀 줬는데 (몇백 달러 정도밖에 안 돼요), 친구는 그게 너무 고마웠나 봐요. 몇 년 동안을 주위 사람들한테 내가 돈 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친구가 너무 돈이 없었대요. 친구는 장애 여동생이 죽은 후, 과부 어머니와 다른 장애인 동생을 친구가 사는 나라로 이민시키고, 지금도 어머니 극진히 모시고 장애 동생도 잘 돌보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막내 여동생은 이미 어릴적에 친구가 자기가 있는 곳으로 데려와서 엄마처럼 돌보고, 교육시켜서, 지금은 필리핀 목사님 아내로 잘 살고 있어요. 그 친구를 보면 필리핀 여자들은 생활력과 정신력이 아주 강한 것 같아요. 가족도 참 사랑하고요. 태풍이 온 건지 밖에 바람이 불고 비도 많이 오네요. Ingat po kay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