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하겠습니다. 이전에 데이트앱으로 만났긴하지만 수십명의 이상한 사람들을 거르고 걸러서 그래도 이상하진 않은 여자라고 생각하고 연락을 시작해서 코로나 직전에 필리핀을 와서 직접 보고 일주일간 만난 뒤 사귀자고 하여 연인이 되었습니다. 뭐 성격도 좋고 저한테 잘하기도 하고 다 좋은데....살이 좀 많이 쪘어요. 통통까지는 어찌 괜찮은데 152정도 작은키에 70키로 나간다고 하더군요. 첨에 프로필엔 53키로라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연락하다가 중간에 자기가 뚱뚱하다고 하길래 걱정을 했는데 실제 만나니 뭐...많이 뚱뚱하긴 했지만 그래도 살이야 뺄 수 있는거니 그냥 만났습니다. 중간중간에 제가 살찐 사람을 정말 싫어하고 제 스스로도 살찌는게 싫어서 관리 하니까 너도 관리 좀 해달라고 했고 급격한 다이어트는 건강에 나쁘니까 2~3년정도 시간을 가지고 차차 시도해보자고 했죠. 뭐 주말엔 운동도 하고 샐러드도 챙겨먹고 하는건 꾸준히 봤는데 2년 반만에 만나러 왔더니 이전보다 더 찐거같아요... 하아...살찐거 때문에 사랑이 식는다는건 저도 스스로 이해를 못하겠고 저도 외모에 이렇게 신경쓰는 제가 싫은데 아무래도 스킨쉽을 하기가 꺼져지더라구요. 무튼 필리핀 오자마자 가족들 모임이 겹쳐서 같이 만나고 거기서 이틀 묵었는데 3일째가 되어 겨우 둘이 있게 된 상황이 오히려 서로에게 안좋았네요. 저는 스킨쉽도 별로 내키지 않고 그래서 그냥 편하게 대한다고 하긴했는데 많이 서운했나봅니다. 저보고 대뜸 내가 살쪄서 싫은거냐 하며 얘기를 꺼내는데 저는 좀 쉬고 싶다고 며칠째 잠도 못자고 그래서 그런거라고 하는데도 상당히 날카롭더군요. 결국 같이 자다가 제가 체했는지 새벽에 구토랑 설사에 좀 시달려서 아침게 골골하는데 또 물어보네요. 자기 사랑할 수 있겠냐고. 자기는 내가 스킨쉽도 안하고 애정표현도 안해주는데 같이 있는게 너무 힘들다구요. 이 모습 그대로 사랑하거나 만날 수 없다면 끝내자는 식으로 말하는데 저는 시간을 좀 가지자고 했어요. 머리 좀 식히고 예기하자고 하고는 생각을 좀 정리했지요. 인터넷에 비슷한 사람들이 있나 싶어 뚱뚱한 여자친구를 구글링해보니 비슷한 케이스로 고민하던 남자들과 댓글들 보면서 저도 생각을 다듬어봤습니다. 암만 생각해도 평생을 같이 살 여자가 조금도 아니고 너무 뚱뚱한건 싫더군요. 생리적으로 불가하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싶은거같고...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살을 빼거나 헤어지거나 두가지 선택이 있겠다고 말해줬어요. 그랬더니 알겠다며 다시 자기 짐을 챙겨서 방금 떠났습니다. 저도 어이가 없어서 대체 그간 만나고 매일 통화했던건 뭐였나 싶고...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사랑한다고 결혼하자던 남자가 몸 때문에 사랑하지 않을 수 있냐며 서운해하며 서로 황당한 상황이였구요. 저는 그래도 제가 피곤해서 그럴거고 며칠 같이 있으면서 좋은 시간가지며 데이트도 하면 둘 사이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어이없이 끝나버리니 문자 그대로 어지럽네요 지금.... 저는 결혼을 염두해두고 여자친구를 만난거고 한국에서 일하며 살 계획이였는데 지난 3년간의 세월이 대체 뭐였나 혼란스럽고...여친한테 진짜 성욕이 하나도 들지않는 내가 스스로도 이상하기도하고 미치겠습니다. 하아...두서없지만 뭐 어디 말할곳도 없고...보름간 여행일정으로 왔고 이제 10일 남았는데 뭐해야하나...가능하면 비행기편 바꿀 수 있다면 빨리 귀국해야하나 뭐 별 생각이 다 드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ps-대댓글을 달고싶으나 신규회원은 글쓰기 제한이라고 달리지가 않네요... 무시하는건 아니니 댓글 주신분들 오해는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ps2-여친 어머니 아프셔서 어디 놀러가기로 한것도 없고 그냥 여친집 근처 에어비앤비 잡아서 노말라이프나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그냥 멍하니 숙소에 누워있다보니 이게 뭐하는건가 싶기도하고 어이가 없기도해서 그냥 써보는 글이니 등신같아보이더라도 그려려니해주세요...멘붕이 이런거구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