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오래 살다 보니 원래 필리핀 회사로 부터의 기대치가 없는 편입니다. 자영업을 하다보니, 비행기 연착이나 일방적인 일정 변경 등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조금 관대할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세부 퍼시픽을 10년 이상 열심히 이용중입니다. 저가 항공이 다들 그렇겠지만, 일찍 끊을수록, 취소 변경에 대한 제약이 많을수로 저렴하게 끊을수 있는데, 저는 6개월, 1년 전에 프로모 뜨면 항상 끊어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올 7월에 한국 들어갈때 편도 항공권을 1260페소 주고 들어 갔었네요. 당일 너무 피곤하여 비행기 탑승과 동시에 잠이 들었습니다. 언제 출발했는지도 모르고 잠에 취해있다 기내 방송도 못들었습니다. 기내 방송이 굉장히 클리어 하지 않게 들렸는지, 제 영어 실력이 낮아서 그런지 듣질 못했지만 뭔가 비행이 안에 필리핀 손님들이 어수선해 보였습니다.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란걸 직감적으로 알았지만 한국 손님들은 아주 다들 평온해 보였습니다. 다시 눈을 감고 조금 더 자다가 배가 고파 일어났는데 2시간 반 정도가 지났는데 이상하게 비행기 아래를 보니 바다가 아니고 육지였습니다. 이상하다,,,, 생각 하고 있던 찰나에 비행기가 곧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와서 어라, 이렇게 빨리 도착 할수가 있나 하고 의아해 하던중 비행기가 착륙을 했고, 갑자기 한국 아저씨 한분이 일어나서 쌍욕을 시전 했고, 그제서야 비행기가 회항했다는걸 알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방송을 못 알아들었던것 같습니다. 아무튼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그래도 생각보단 빨리 (2-3시간) 임시 항공편을 탔고, 놀랍게도 무료로 식사를 주었습니다 (워낙 기대치가 없어서) 그렇게 순조롭게 한국에 도착하니 공항버스가 다 끊긴 시점이였고, 눈물을 머금고 택시를 타야되나 하던 찰나에 그래도 바쁜 처남이 픽업을 해 주었는데 도착해보니 세부 퍼시픽에서 서울 및 지방으로 가는 버스 여러대를 대절해서 공항버스가 끊긴 사람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선 너무 당연하지만 10년 이상 세퍼를 탄 저에겐 충격적이였습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날 와이프와 아이 둘 데리고 공항에 오기전에 한차례 연착 안내 문자를 받았습니다. 7시 50분 비행기가 9시 45분으로 2시간 연착 되었습니다. 시간에 맞춰 왔지만 안내를 못 받은 사람들은 다들 7시 50분에 맞춰 와 있었고, 공항에서 다시 한번 3시간이 더 연착 되었습니다. 항공사에서 무료 식사 쿠폰을 줘서 공항내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린 애들 데리고 5시간 연착은 세퍼 수준을 알아서 이해는 하지만 힘든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비행기는 12시가 넘어서 탑승을 하였고 탑승에 줄서 있는데 한국 직원이 명함을 주면서 안내를 해주는데 미안하다고 무료 항공 바우처를 준다는 겁니다. 정말 세부 퍼시픽을 50번도 넘게 탔지만 이런경우는 생각 해 본적도 없어서 사실 믿지도 않았고 주면 한국-필리핀이 연착 된거니 한국-필리핀 편도 항공권이 나올줄 알았는데 도착해서 알아보니 세부퍼시픽 취항 노선 아무대나 왕복 항공권이더군요.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놀랐습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필리핀도, 로컬 업체랑 거래를 할때 예전엔 진짜 사소한 트러블도 많고, 비 합리적이며 프로페셔널 하지 못한 사례가 너무 많았는데, 요샌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세퍼에서 이런 배려를 할줄은 몰랐네요. 금액을 떠나, 책임감 있는 행동 하는 로컬 업체를 보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세부퍼시픽은 아직 온라인 예매나 일정 변경 및 customer service 직원들의 업무 이해도가 낮은 점 등 문제점이 많지만, 이용 조건이 맞는 분께는 괜찮은 항공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