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피나 큐피드 사이트에서 만나서 3주만에 사귀자고 결정하고, 코로나 봉쇄로 온라인 데이트 반년, 직접 만난지 반년, 그새 1년이 되었네요. 필리피나와 결혼에 대해서 많은 조언과 경험담들을 들었는데, 맞는 것도 많고, 틀린 것도 많고, 겱국은 사람마다 다 다르지 않나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저도 보태자면, 술집 여자와는 결혼도, 동거도, 사귀지도 말라는 것 하나만 하겠습니다. 필리핀에서 결혼해서 살 생각이면 아예 술집은 놀러도 가지 마시고요. 많이들 실컷 놀고 결혼은 참한 아가씨와 해야지 하다가, 결국 한국 사람들 정에 약해서 코 꿰이고들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에는 줄줄이 친정 일가친척들 달라 붙고요. 하여튼 적어도 저는 아무 후회도 없습니다. 나이 먹어가고, 배나오고, 머리도 빠져가는 저를 사랑해주는 예쁜 대학생 와이프에게 뭘 더 바랄게 있겠습니까. 밖으로 다닐때는 저한테 꼭 모자를 씌워서 좀 갑갑하기는 하지만 그정도는 뭐 할 수 없죠. 그래도 필리핀 온 이후 머리숱이 더 빠지지는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 렌트해서 둘이서만 산 후안에 놀러 왔는데 정말 서핑의 천국이라고 할만 하네요. 두시간도 안걸리던데 종종 와서 서핑을 새 취미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바기오 살려면 바다는 어느정도 포기해야 하나 했는데 그렇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