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오기전에 길거리 애들 돈주면 안된다고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앙헬레스에서 저녘늦게 세븐일레븐에 들렸는데 5-10세 사이 남자애들 네명이 컵라면 하나씩 먹으면서 구걸한 동전들 탁자위에 모아 놓고 세고 있더군요. 말을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이걸로 뭘 더 살까 상의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참 유쾌하고 행복해 보이더군요. 그걸 보고 내가 뭔데 내 주제에 돈을 주면 되니 안되니 버릇을 잘못 들이니 하나 싶었습니다. 지금은 보통 물건을 살때 현금으로 사니까, 잔돈은 가지고 다니다가 구걸하는 사람들 있으면 애들이건 노인이건 다 주고 다닙니다. 애들 우르르 달려든다던데 제 경험으로는 그래야 몇명 되지도 않던데 잔돈 있는대로 나눠서 5페소씩 10페소씩 줍니다. 하지만 지갑은 절대 안꺼내고요. 특히 어린 여자 애들이 그냥 달라는 것도 아니라 뭐라도 팔려고 하면 지갑도 엽니다. 시장에서 스피커 볼륨 올려놓고 노래를 하는지 되지 멱을 따는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안줍니다. 우리집 거실에서까지 시끄러워서 짜증나요. 약간이라도 겁날때도 예외입니다. 운전하다 도로에서 창문 두드리는 경우는 거의 유리 안내립니다. 눈 마주 치지 않고 브레이크 발 떼고 한 50cm 앞으로 이동하면 알아서 다음차로 옮겨 가더군요. 구걸하는 사람이 건장한 남자인경우는 방향을 돌려서 잰 걸음으로 도망갑니다. 이런 경우는 앙헬레스에서 밖에 못봤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