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필리핀 올 때만 해도, 마음이 많이 지쳐서 그냥 필리핀에서 반 은퇴하면서 유유자적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골같은 바기오에서 일년 남짓 지내보니,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 것 같더군요. 필리핀이 생각했던 것처럼 싼 곳이 아닌데 벌어 놓은 돈도 없고, 아직은 제가 나이도 적고, 와이프도 세상구경을 좀 해야 하고요. 그래서 일단은 같이 필리핀을 떠날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결국은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와서 살 계획입니다. 한 2~3년 후부터 천천히 땅도 사고, 공사할 준비부터 해가면서, 5년 후부터는 조금씩 와서 지내보고, 한 10년~15년 후에는 완전히 돌아오자... 뭐 계획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바기오에 가장 많이 살기는 했지만, 그동안 1주~한달 지내본 곳은 무척 많습니다. 그러면서 생각 해본 것들을 정리해보면, 1. 한국 직항 비행장 - 종종 한국 방문도 하고, 아프면 급하게 한국으로 갈 수 있는 곳 2. 약간 언덕 위 이면서 바다도 멀지 않은 곳 - 태풍 걱정 많이 안하면서도 바다에 놀러가기 어렵지 않고, 날씨도 약간 시원한 편인곳. 안방만 24시간 에어콘 돌리고 나머지는 천장 선풍기로 때울 수 있는 곳. 3. 넓은 땅 - 좋아하는 한국 야채와 과일도 직접 키울 수 있고, 혹시 기숙사 유학원이나 작은 리조트를 차리고 싶으면 차릴 수도 있고, 집안에서 산책도 가능하고, 친척들 데리고 와도 번잡하지 않게 지낼 수 있는 곳. 집 마당에서 가벼운 산책도 하고 밖에 개도 몇마리 풀어 놓을 수 있는 곳. 4. 너무 비싸지는 않은 곳 - 돈이 없으니까... -_-;; 5. 어느정도 크기의 SM 몰이 너무 멀지 않은 곳 - 종종 쇼핑이나 영화관람 같은 문화생활이 가능한곳. 6. 인건비와 서비스가 너무 비싸지는 않은 곳 - 집에 사람도 두세명은 쓰고 싶은데 마닐라와 세부는 체감 비용이 한 두배 되는 것 같습니다. 반면 세부에서 좀더 시골로 들어간다고 해도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고요. 7. 비사야 지역이면서 민다나오 아닌곳 - 그동안 와이프와 많은 예기를 했는데, 친척들 많은 민다나오에서 살고 싶지는 않아해요. 비사야 문화권이라 고향같이 편하면서도, 민다나오에서 적당히 배타고 찾아 올수는 있지만 쉽게 올수는 없는 세부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정도 인데, 이번에 세부한달, 막탄 한달 지내다 보니 지도에 표시한 곳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교통이 덜 막히고, 막탄갈때 CCLex로 쉽게 갈 수 있는 서쪽 지역이요.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이런 곳에 주요도로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비포장 도로로 15분 이상 걸리지는 않고, 경사진 임야 땅이지만 어느정도 개발 가능하고, 전기 들어오고, 수도 아니면 우물가능한 곳 한 0.5~1 헥타르 정도 사려면 얼마까지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