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조선일보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립니다. 가수 이명옥이 마닐라에서 인기를 얻어 레코드를 취입하고 TV에 정기적으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옛날 TV에선 사회를 보는 코미디언이 꼭 '동남아 순회공연을 막 마치고 귀국한'이라는 소개멘트를 했습니다. 90년대 초까지도 술자리에서 누군가 노래를 시킬때 이 농담 반드시 나왔습니다. 이유는 미 8군 출신 가수들이 실제로 홍콩,대만,필리핀으로 활발하게 공연을 다녔기 때문입니다. 일단 대한항공을 타고 홍콩만 가면 동남아 어디로든 항공편이 연결됬거든요. 이 중 이명옥씨가 마닐라에 눌러앉아 인기를 끕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양반이 드럼을 치면서 재즈를 부르는 퍼포먼스가 화려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필리핀여대에서 영어를 배우고 밤에는 밤무대를 뛰면서 나중에는 영주권을 따서 현지 무역회사에 다닙니다. 60년대 중반엔 교민도 거의 없을땐데 대단한 여성이었던거 같아요. 아쉽게도 영상자료는 없습니다. 이 분은 결국 미국 라스베가스까지 진출합니다. 안타까운건 이분이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거의 영화같은 삶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