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게시한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면"에 이어 2 번째 이야기입니다. 잠시 머무르던 메트로마닐라의 한국인 하숙촌을 떠나려할 때, 전에 제가 병원에 입원시켜 주었던 임질전력자 하숙생이 빈대같이 달라붙는 더러운 인연을 거절하지 못한 이야기의 후속편입니다. 그때는 제가 알지 못했던 임질전력자, 이 빈대의 얘기를 잠깐만 하겠습니다. 나중에 그 하숙집 주인으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그 당시에 이 빈대를 제가 데려가서 아주 고마웠었다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냐하면 이 빈대는 주로 창문을 열어놓고 에어콘을 틀고 있었다는 겁니다. 담배를 피울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그렇다는 겁니다. 특히 외출할 때에도 꼭 에어콘을 틀어놓고 나간다는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놓고 에어콘을 틀어놓으면 에어콘 병에는 안걸릴 줄은 모르겠으나 전력 소모가 엄청나지요. 전기료 비싼 필리핀에서는 끔찍한 일이지요. 하숙집 주인은 이 빈대에게 그러지 말라고 충고도 해보았으나 듣지도 않고 해서 쫓아내고 싶었는데 마침 제가 데리고 나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때는 그것을 몰랐지요. 아마 그때 그것을 알았더라면 이 빈대를 데려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숙집 주인은 그를 빈대같은 자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를 빈대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빈대가 한국에서도 빈대였었다는 것은 좀 더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얘기는 길어지니까 나중에 계속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