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생방송 중이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스튜디오에 무단침입한 괴한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0분쯤 민다나오섬 미사미스옥시덴탈주 칼람바에서 라디오 방송 진행자 후안 후말론(57)이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필리핀 경찰이 밝혔다. 당국은 “살해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DJ 조니워커’라는 별칭으로 자택 내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진행하던 후말론은 주로 시사 문제를 다뤘다. 당시 범인은 청취자인 척 스튜디오에 침입했고 그대로 후말론의 머리에 2발의 총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쓰러진 후말론의 금목걸이를 낚아챈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공범과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후말론의 방송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되던 상황이어서 시청자들이 그가 공격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후 관련 영상이 SNS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필리핀은 언론인 살해사건이 자주 발생하는데, 지역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주로 표적이 된다. 지난 5월에도 각종 지역 문제를 비판해 온 라디오 진행자가 집 근처에서 괴한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후말론은 지난해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살해된 네 번째 언론인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언론인 살해사건을 강력 규탄하며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그는 SNS를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며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