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끝나고 점심 먹고 잠깐 방에 들어왔다 나갈려고 보는 와중 문 위에 뭐가 바글바글 움직이길래 보니깐 개미 덩어리입니다 개미랑 바퀴벌레를 싫어해서 집안에 음식물을 하나도 들여놓지 않는 터라 도대체 뭐때문에 그럴까 싶어서 자세히 보니깐 도마뱀 머리더라구요 뭐지 싶다가 혹시나 싶어서 문을 쓱 열어보니깐; 문틀 위에 도마뱀 허리 아래만 남아서 뒷다리랑 꼬리가 허공에 축 늘어져있습니다 개미가 바글하고 뒷다리뼈가 보이고 꼬리에 살도 다 사라져 가죽만 남은걸 보니깐 어젯밤 언제쯤에 제가 방문을 열고 닫을때 도마뱀이 그 새 문 위에 있다가 봉변을 당한것같더라구요 엄지손가락만해서 소리도 안내는 작은 애라 미처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앞뒤 상황을 알고 나니 도마뱀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있는줄 알았으면 어디로 쫒아낸다음에 문을 닫던가했을텐데 뭐가 그리 볼게 있다고 그 위에서 가만히 있다가 그리 끔찍하게 죽었는지 참 미안했습니다 한국에 계신 제 어머니께서도 도마뱀을 좋아하는 터라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이라고 따로 하나 구해선 용칠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키우는 애인데 처음엔 저걸 왜 키우나 싶다가도 자주 보다보니 나름의 정과 귀여운 맛이 있는 착한 애입니다 본가에 있을때도 서식장에서 꺼내서 손에 올려놓으면 멀뚱한 눈으로 절 쳐다보면서 무슨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하고 귀엽기도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이번에 도마뱀을 그렇게 실수로 죽이고 나니 심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엔 밤에 문을 열고 닫을때 조심하면서 살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