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왠만하면 다 벽걸이형 에어컨을 쓰는데, 필리핀에서는 후지게 창문일체형 에어컨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전기세차이를 보면, 물론 벽걸이형 에어컨이 더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차이가 크지는 않아요. 대신 필리핀에서는 구형 vs 인버터 차이가 매우 큽니다. 왜냐하면 필리핀 집들은 단열이 전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구형 에어컨으로 풀파워로 한번 돌아가서 집안 온도를 낮추었다가 한참 후에 또 돌아가고 이렇게 안됩니다. 에어컨 끄는 순간 금방 실내 온도가 다시 올라 가 버리기 때문에 그냥 힘을 조절해가면서 적은 전기로 계속 돌아가는 인버터형이 필수입니다. 거기다 벽걸이형은 설치비도 들고 기기 가격도 창문일체형 보다 비싸서 평균적인 가정집은 전기세 조금 절약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창문일체형을 안쓰는 이유는 에어콘 전기료가 많이 나와서가 아니라 (얼마 더 안나옵니다.) 한국은 겨울이 추운데 창문일체형을 설치해놓으면 겨울에 단열성이 엉망이라 난방비를 감당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서 집 지을때 단열 신경 안쓰는 것도, 밖에 35도인데 집안에 에어콘 25도로 맞춰도 온도차 10도 밖에 안납니다. 단열하는 공사비보다 그냥 에어콘 전기세를 더 쓰는게 나은거죠. 단열 잘 해놨다고 나중에 집 팔때 그값 쳐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한국은 겨울이 있어서 영하 10도 내려갈때 실내온도 20도만 맞추려고 해도 온도차가 30도나 나기 때문에 제대로 단열을 안하면 난방비가 감당이 안됩니다. 창호도 2중유리창을 또 이중으로 달잖아요. 그래서 창문일체형 에어콘을 달아 놓을 수가 없고요. 또한 한국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 돈이 없는 사람도 새걸로 100만원짜리 벽걸이형 에어컨을 중고로 20만원에 살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직접 떼어가면 공짜로 가져가라는 글도 당근에 많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벽걸이형 에어컨 사려면 중고라도 싸게는 사기 어렵습니다, 전기세 조금 아끼는 의미가 없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