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렌트카를 월 단위로 빌려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신중하게 알아본 끝에 마음에 드는 차주를 찾아 연락을 했죠. 계약금액을 협의하고, 계약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몇 가지 조항에 대해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차주는 친절하게 "네, 당연히 해드리죠!"라며 수락해 주더군요. '오, 드디어 필리핀에서 일이 술술 풀리나?' 하고 살짝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웬걸, 계약 당일이 되자마자 난리(?)가 납니다! 그날 아침, 차주가 세차 중이라는 사진을 보내오더군요. "이제 드디어 차를 가져다주려나 보다!" 하며 나름 설렘을 갖고 준비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메시지가 하나 더 옵니다. "SIR"라는 단어와 함께 20% 인상된 금액이 적혀 있는 겁니다!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말이죠. "가격 올렸으니까 알아서 하세요~" 이런 식의 통보라니! 황당함과 어이없음이 몰려왔죠.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차분하게 "이 계약은 도저히 진행할 수 없습니다. 제 신분증 사본은 폐기해 주세요."라고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잠시 후 차주에게서 원래 가격으로 해 주겠다는 메시지가 또 왔어요. 아무리 그래도 신뢰가 깨진 상황이었기에 연락을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굳이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로 회신하기도 싫더군요. 다른 차주와의 재계약 시도, 그리고… 한숨을 돌리고 나니, 마침 다른 렌트카 오너가 연락을 해와서 다시 협의를 시작하게 됐어요. 첫 번째 경험이 워낙 황당했던 터라, 이번에는 "이번에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죠?" 하고 미리 당부를 했습니다. 차주는 "당연하죠!"라며 모든 조건에 동의하고, 계약서까지 확실히 보내주더군요. "좋아, 이번엔 제대로 되겠지!" 싶어서 한껏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황당한 사건 드디어 두 번째 차주와의 계약 당일이 도래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차주가 나타나질 않는 겁니다. "아, 또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에 메시지와 전화를 수차례 남겼지만, 응답은 전혀 없었어요. 점점 시간이 흘러가고, 무응답의 침묵이 이어지자 결국 계약을 포기하고 취소 통보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제서야 차주에게서 답변이 오더군요. "죄송해요, 아이 학교 행사 때문에 다녀왔어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제 몸이 두 개가 아니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며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더군요. 기가 막히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비슷한 사건들이 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우연이겠거니 했지만, 갈수록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필리핀 사람들은 약속을 거의 무시하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더군요. 매번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히다 보니, 큰 금전적 손해는 피했지만 사람에 대한 신뢰는 점점 무너져 가는 느낌입니다. 필리핀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앞으로 어떻게 사람을 신뢰하고 관계를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저만 이런 황당한 상황을 겪고 있는 건 아니겠죠? 이제는 이 경험을 단순히 웃어넘겨야 할지, 아니면 필리핀 생활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조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