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어학연수 70~76%가 초등생
작년 6개월이상 출국 초중고생의 39% 차지 
 

지난해 해외 유학을 위해 6개월 이상 출국한 초·중·고 학생은 1만764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여름방학 동안 어학 연수를 위해 해외로 출국한 초·중·고 학생은 모두 8954명에 이르며, 그중 70%는 초등학생이었다. 여름방학 동안 전국에서 열린 1490개의 영어 캠프에 참가한 10만9739명 중 76%가 초등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 이주호(한나라당) 의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초·중·고생 해외 유학 및 여름방학 중 해외 방문·어학연수 실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05년 3월부터 2006년 2월 사이에 해외 유학을 목적으로 출국한 초·중·고 학생은 1만7640명으로 그 전 해 같은 기간 1만6446명보다 1200명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귀국한 학생은 5852명으로 출국 학생이 귀국 학생의 3배에 이르렀다.

서울(6970명), 경기(5724명), 인천(592명) 등 수도권이 전체 해외 유학생의 75.3%를 차지했다. 서울의 경우 해외 유학을 위해 출국한 고교생은 2004명으로 그중 외고 출신은 0.45%인 9명에 불과했다. 서울 일반계 고교생 가운데 외고 학생비율이 2.3%임을 감안할 때 외고생이 상대적으로 유학을 덜 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유학을 위해 출국한 학생 가운데는 초등학생이 6854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이 5980명(33.9%)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방학을 전후해 해외로 나간 초·중·고생 8954명 중 어학 연수 목적은 69%인 6187명이었다. 어학 연수로 출국한 학생 대다수는 초등학생으로 전체의 69,8%(4318명)를 차지했고, 중학생이 1589명(25.7%)이었다. 중학생 1589명 중 국제중 재학생은 2명에 불과했다. 

어학 연수 방문 국가는 동남아가 1961명(31.7%)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1648명(26.6%), 캐나다 1091명(17.6%) 순이었다. 이를 부모 직업별로 보면 고소득자로 분류되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을 것이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회사원과 자영업이 다수였다.

6187명 중 회사원 자녀는 2655명(42.9%)로 10명 중 4명꼴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자영업 1764명(28.5%), 전문직 917명(14.8%), 교사·공무원 556명(9%) 등이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한 ‘방학 중 국내 탈출 러시’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해외를 방문한 8954명 중 2538명(28.3%)은 지난해에도 외국으로 나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학 연수생 10명 중 7명(69.7%, 4327명)은 2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했다. 여름방학이 통상 45일 안팎이라고 볼 때 상당수가 결석을 개의치 않고 아직도 어학 연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교생이 1700여명인 서울의 A초등학교는 여름방학이 끝난 지 20여 일이 지났는데도 교실에 빈 자리가 듬성듬성 남아 있다. 주로 4~6학년 반이다. 여름방학을 전후해 해외로 출국했다가 19명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어학 연수를 1년 이상하거나 귀국 일자를 미정으로 해 사실상 불법 유학을 하는 초·중학생도 24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근만기자 [ yangk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