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 당시 베트남 여성들과 한국 남성들(파월된 근로자나 군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라이 따이한'이라 불렀다. 이 '라이 따이한'이라 불리는 아이들은 종전 이후 한국으로 떠난 아버지들 때문에 홀어머니 밑에서 자랄 수 밖에 없었고, 냉전시대인 터라 자신들이 태어난 베트남에서조차 원치 않는 이방인 취급을 당했어야 했다.

냉전이 종식된 후 베트남과 한국의 활발한 교역과 민간인들의 왕래는 이들 '라이 따이한'들에게 아버지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간 남성들 대부분은 이들을 외면하거나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전쟁이란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 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변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 드린다고 하여도, 후에 '신 라이 따이한'들 즉, 베트남 개방 이후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성들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신 라이 따이한'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과, 이 아이들 역시 수십년 전 '라이 따이한'들처럼 또 다시 한국 남성들에게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남성들이 문제가 있음을 증명한다 하겠다.

  
오늘 MBC <2580>에서 방송된 '아빠는 한국인'은 수십년 전 베트남에서도 그랬듯이 지금 현재도  아랫도리(?) 간수는 커녕 책임도 안지는 한국 남성들이 필리핀에서도 똑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현지 필리핀 여성과 한국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코피노(한국계 필리핀 아이들)라 부른다고 한다. 몇년 전에는 1천여명에 불과 했지만 한국 관광객, 사업가들 그리고 유학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코피노라 불리는 아이들이 지금은 1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사진 출처: <2580> 방송 캡쳐

21세의 '안젤리'라는 여성은 한국인 사업가와 몇 개월동안 사귀게 되는 과정에서 제니아를 임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안젤리는 그 사실을 한국 남성에게 알렸으나 그는 '아이를 낙태하라며' 돈 몇 푼을 건낼 뿐 전혀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안젤리는 남자가 건네 준 돈은 받지 않고 혼자서 제니아를 낳은 후 지금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제작진이 "그 사람을 만나면 아이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인가?"라고 묻자 안젤리는 "아이는 죽었다"라 할 것이라는 답변으로 그 한국 남성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을 대신했다. 
한국 남성과의 사이에서 '저스틴'을 낳은 '쉐릴'의 처지도 안젤리와 비슷했다. 그 한국 남성 역시쉐릴이 임신했다는 소실을 듣자, 몇 푼 안되는 '낙태' 비용을 주며 아이를 지우라고 했고, 그 후 얼마되지 않아 아무 소식도 남기지 않은 채 종적을 감췄다고 한다. 제작진이 어렵게 그 남성의 연락처를 찾아 인터뷰를 했는 데, 하는 소리가
"그냥 이메일을 주고 받다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서 날짜를 계산해 봤더니 기간이 안맞았아요. (그래서) '뭐야, 이거' 그리고 그냥 끊은 거에요. 한 달 정도 오차가 생겨요." 
정말 치사하고 파렴치해서리...차라리 솔직하게 '어줍잖은 민족적 자긍심 때문에 가난한 동남아 여성이랑 결혼하기가 좀 그렇다'라고 이야기 할 것이지, -그래도 지 핏줄을 낳은 아이의 생모인데- 한 여성을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으로 몰고가다니.....
한국 남성들의 추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세부 코피노 어린이 재단'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윤지현 회장의 말은 충격이었다. 

한국 남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코피노) 낳은 한 여성이 윤지현 회장에게 아이 아빠의 한국 주소라며 가져 온 종이에는 주소 대신 입에 담지 못할 한국 욕설이 적혀져 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한국 남성이 자신의 한국 주소라며 코피노 엄마에게 한글로 주소를 적어 주었고, 코피노 엄마는 아이에게 아빠를 찾아 주기위해 윤 회장을 찾아와 그 종이에 적힌 한국 주소를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그 종이에는 한국 주소 대신 한국어로 욕설이 적혀져 있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같은 한국 사람인 것이 너무 창피하여 차마 코피노 엄마에게 사실을 말할 수가 없어 "한국에 지진이 나서 이 도시가 없어졌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또 어떤 한국 남성은 필리핀 여성과 그녀의 딸들을 차례로 농락한 후 한국으로 간 예도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패륜을 저지를 수 있는지...
방송을 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한참 뛰어 놀아야 될 나이에 혼자서 앉지도 걷지도 못하는 네 살 박이 '니콜'의 사연이었다.

니콜의 엄마는 한국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필리핀으로 유학 온 한국 유학생과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니콜 엄마가 니콜을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한국 유학생은 곧바로 소식을 끊고 한국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생계가 막막해진 니콜의 엄마는 니콜이 태어나자 마자 죽이려(쓰레기통에 버리려 했다고 한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의 얼굴을 보다 차마 그럴 수 없었던 니콜의 엄마는 니콜이 태어난지 한 달 뒤 옆집 아줌마에게 니콜을 맡기고는 니콜의 아빠가 그랫던 것처럼 종적을 감추었다고 한다. 즉 니콜은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 엄마 모두에게 버림을 받은 상태인 것이다.
현재 니콜은 오른 쪽과 아래 쪽 뇌에 손상을 입어 뇌성마비 판단을 받은 상태이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언제 그 짧은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도대체 한국 남성들의 어떤 망탈리테(정신상태)가 제3국의 가난한 여성들을 함부러 짓밟아도 된다는 사고를 갖게 만들었을까? 자신의 피 붙이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심한 이 가족주의가 왜 유독 동남아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만은 통하지 않는 것일까? 이 해답은 또 다른 코피노의 엄마인 한 필리핀 여성의 대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산림'이라는 이 여성은 한국 남성이 자신과 아이(코피노)를 버리고 간 이유를 한국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들을 자신들보다 낮은 하등 민족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는 데서 이유를 찾았다. 잔혹하지만 정답이다.(일제에게 하등 민족이라며 괄시 받고, 같은 종교인이면서도 미국인 선교사와는 같은 열차 칸에 탈 수도 없었으며, 외화벌이 수단으로 많은 여성들이 자국 혹은 타국의 성매매 시장으로 팔려 나갈때도 찍 소리 못하던 한국은, 언제부터인가 우등 민족이라는 근거도 없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가난한 제3국 여성의(어디 여성 뿐이랴!) 삶을 짓밟기 시작했다. 사실 이 우등민족의 근거의 저변에는 천민자본주의와 어줍잖은 민족주의가 자리잡고 있지만 이 이야기로 썰을 풀다간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까봐 오늘은 참는다)
만약 저 여성들이 필리핀이나 베트남이 아닌 미국인이나 일본인이었다,해도 과연 이 코리안 어글리맨들이 똑같이 처신했을까? 사실 그럴 조짐만 있어도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당장 고소를 당해 돈을 토해내던가 교도소에서 피부 색깔 전혀 다른 민족들에게 둘러 쌓여 -그 잘난 우등 민족의 정체성은 꼭꼭 숨겨 놓은 채- 눈치밥이나 먹고 있었겠지만.(필자가 살고 있는 브라질에선 그렇게 한다) 
이 문제는 한국 정부의 관심도 필요하지만 필리핀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하다고 본다. 필리핀 내內 코피노 실태를 파악한 후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이들 한국 아버지들의 현 거주지와 재산 상태 등을 조사, 차후 필리핀으로 강제 소환을 해서 부양 의무를 지게 하던가, 혹 그게 안되면 한국 아버지의 재산 중 일부를 강제로 압류하여 코피노들에게 물질적이라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본다.(혹 또 다른 가정파탄을 불러 올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반론을 필 수도 있겠지만, 필자 이렇게 답하고 싶다. "어떤 나라의 가정은 소중하고 어떤 나라의 가정은 덜 소중한가?" 라고)
아무튼 이번 기회에 아랫도리 간수도 못하고 책임도 못지는 일부 한국 남성들은 X(?)잡고 반성하길 바란다. 정 그게 안되면 아랫도리 떼어다가 개에게나 물려 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