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말라!

 

천지불인(天地不仁) - <도덕경(道德經)>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간섭하고 자신의 의도를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나의 간섭과 강요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는 것이죠. 노자<도덕경>에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서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하늘(天)과 땅(地)은 어질지(仁) 않다(不)‘는 말로 저 하늘과 당은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에 대하여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늘이 비를 내리고, 계절을 바꾸는 것이 어떤 사랑의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저 때가 되면 비가 내리고, 계절이 바뀌는 것이 자연의 당연한 이치일 뿐, 어떤 인간에 대한 목적, 특히 사랑이라는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연이야말로 인간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이 의도되는 순간, 사랑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게 됩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도 나를 사랑하라는 것은 구속일 뿐 본질적인 사랑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자는 이런 자연의 원리를 인간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리더는 어질지 않습니다. 그저 백성들을 그대로 내버려둘 뿐입니다, 지도자가 인(仁)을 잘못 사용하면 속박과 간섭이 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지도자는 사랑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규칙 속에 속박시키고, 개인의 의지는 무시한 채 오로지 지도자 자신이 믿는 가치만 강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왜곡되면 강요와 간섭으로 나타나듯이 사랑과 배려가 잘못 이행되면 인간의 존엄을 짓밟기도 하는 것이죠.

 

聖 人 不 仁, 以 百 性 爲 蒭 狗

성   인   불   인,   이   백   성   위   추   구

 

성인은 어질지 않다. 백성들을 풀강아지 정도로 생각한다.

 

  하늘과 땅이 그저 만물을 있는 그대로 볼 뿐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때로는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도 사랑입니다. 노자의 이 구절은 사랑과 강요가 불분명하게 혼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한 번쯤 들어보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사랑과 배려, 때로는 강요와 간섭이 아닌 그대로 보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가만히 지켜만 보는 것도 사랑입니다.

 

聖   人   不   仁   以   百   性   爲   蒭   狗

 

성스러울      사람      아니 불     어질 인     써      일백 백     성     할      풀 추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