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저녁 때 집앞에 있는 가게에 맥주 한 잔 하러 갔습니다.
 
치킨도 팔고, 주스도 팔고, 술도 파는 그냥 싼 동네 가게입니다.
 
그곳 가게 주인은 미국 할아버지고 부인은 필리피나인데, 딱 가니까 텔레비전에서 제가 좋아하는 UFC를 방송하더라고요.
 
미국 원어민하고 얘기도 하고 싶고, 해서 짧은 영어실력으로 브록 레스너 얘기를 꺼내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브록 레스너란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I forgot the name of the guy who played in WWF, then nawadays transfer to UFC. He has a big muscle.(손짓으로 울퉁불퉁한 근육을 그리며) he was a  havyweigh champion in UFC.
 
이게 맞는 영언지 틀린 영언지 저도 잘 모릅니다만... 뭐 생각해볼 것도 없이 엉터리 영어겠지요 ㅎㅎ
 
그런데 이 말을 듣자 미국 할아버지가 와이프한테 무어라 쏼라쏼라 하더라고요.
 
눈치를 보니 제 말을 못알아듣겠다고 와이프한테 얘기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자 그 필리핀 와이프가 미국 사람한테 제가 했던 말을 설명해 줍니다.
 
필리핀 아내는 내 말을 다 알아듣는데(비록 엉터리 영어일지라도), 미국 할아버지는 제 말을 전혀 못알아 듣는 겁니다.
 
제 입장에서도 똑같습니다.
 
미국 할아버지가 하는 영어는 하나도 모르겠는데, 희안하게도 그 필리핀 와이프가 하는 말은 알아듣겠더라고요.
 
이게 무슨 조화인지...
 
제가 원하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전 필리핀 영어를 못알아 들을지언정 미국 영어를 알아듣고 싶은데, 거꾸로 돼버렸네요.
 
하여튼 원어민 말은 정말 못알아듣겠습니다. 이건 쏼라쏼라가 아니고 워~~~~ㄹ 입니다.
 
워~~~~ㄹ...  이걸 알아듣는 날이 과연 올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