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프레스=윤민경 기자] 필리핀은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중국은 전통적이고 건강한 가치의식이 드라마 성공의 대표 요인이었다.

지난 9월 1일(목) 서울 삼성동 코엑스 E홀에서 ‘제 11회 국제방송영상견본시(BROADCAST WORLDWIDE, BCWW)’ 글로벌 미디어 포럼에서 ‘바이어를 사로잡는 아시아 드라마 콘텐츠’ 세미나가 진행됐다. 필리핀 ABS-CBN 프로그램 구매부 부사장 에블린 레이문도(Evelyn RAYMUNDO)와 중국 내 TV 콘텐츠 배급업자 엘비스 홍(Elvis HONG)이 각국의 드라마 성공 요인을 공유했다.

에블린 레이문도(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필리핀 시청자들은 여주인공의 강인한 내면과 위기를 극복하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블린 레이문도는 “필리핀 드라마의 기본 골격은 어려움에 처한 주인공이 그것을 극복하고 인간승리를 이루는 것이다. 이는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과도 연결돼 있는 것 같다”며 “필리핀 시청자들은 강인한 주인공을 원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드라마들도 대부분 그런 특징을 띄고 있다. 에블린은 “한국드라마와 필리핀 드라마는 비슷한 경향이 있다. <마이걸>, <제빵왕 김탁구>, <꽃보다 남자>, <나는 전설이다> 등 시험을 거치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가는 내용들이 통한다”며 “필리핀 사람들은 어려움을 인내하고 그것을 극복해가는 희망 찬 주인공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패셔너블한 슈트 패션과 잘 생긴 외모, 자신감 넘치는 한국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에 열광한다고. 에블린 레이문도는 “필리핀 여성들은 한국드라마 속 남자 캐릭터들처럼 내적으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남성을 원한다”며 “패셔너블한 옷차림,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나는 태도와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기 위해 투쟁하는 그들의 모습에 매료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필리핀에서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강인한 남녀 캐릭터가 어려운 환경을 극복, 성공하며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 에블린은 “결국 관건은 캐릭터의 깊이와 좋은 스토리다. 한국드라마는 그런 기본들을 잘 갖췄다”며 “매력적인 캐릭터와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스토리라는 기본조건을 잘 충족시킨다면 아시아 드라마도 세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비스 홍(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은 캐릭터와 스토리만큼이나 전통적 가치를 담은 주제의식이 중요하다고. 엘비스 홍은 “중국은 아시아가 지니고 있는 유교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진선미(眞善美)라는 인간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충성과 존경, 격려, 선한 가치, 자기반성, 더 나은 미래 등의 가치가 흐르고 있는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바이어들이 원하는 소재에 대해서도 짚었다. 엘비스는 “아시아 바이어들은 특별히 전쟁이나 테러, 두려움과 욕심, 사랑과 눈물, 가족과 형제애에 특별히 매료되는 것 같다”며 “장르물보다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 인간애를 강조하는 드라마들이 사랑받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국 바이어들은 어떤 기준으로 해외 콘텐츠를 수입할까. 엘비스 홍은 “일단 그 콘텐츠의 시청률을 확인한다. 10~15% 내외면 지켜보고, 20 이상이 되면 입찰을 시작하고, 30% 이상이었다고 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 현재 <시크릿 가든> 역시 편 당 4만불 규모로 입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 프로모션 협조와 장기파트너십 가능성이 계약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정병국)이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이재웅)이 주관하는 ‘BCWW 2011’은 영국의 비비시 월드와이드(BBC worldwide), 중국 시시티브이(CCTV), 미국 엔비시 유니버설(NBC Universal) 등 세계 50개국 231개 전시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 전시마켓’과 ‘글로벌미디어포럼’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