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댜오위다오에 공동전선인 듯"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 일본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문제로 정부 부처 부국장급 협상을 개최했다면서 중국이 경계심을 드러냈다.

양국이 지난 9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 尖閣 > 열도) 갈등이 진행 중인 동중국해 이슈를 주요 의제로 정부 간 협상을 개최했으며, 이는 중국에 맞서려는 공동전선으로 보인다고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를 포함한 현지 매체들이 12일 보도했다.

매체들은 협상에서 일본은 원자재 핵심 수송로인 남중국해에서 자국의 항행 자유권을 강조하면서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힘을 실어줬고 필리핀은 중·일 마찰지역인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일본 입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매체들은 해당 협상에 일본 측이 외무성·방위성·해상보안청 등의 댜오위다오 분쟁 관련 부처 대표를, 필리핀 측이 해안경비대 등의 남중국해 유관 부문을 참석시킨 데 주목했다.

중국신문사는 특히 일본이 지난 7월 9일 브루나이 부근의 남중국해에서 미국·호주와 공동으로 3개국 간 첫 합동 군사훈련을 한 것을 비롯해 남중국해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신문사는 아울러 지난 8월 베그니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일본을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밝히면서 최근 양국 간에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말 방중을 계기로 양국 간에 경제협력을 대폭 확대하는 실리를 챙기면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미국 등의 제3국이 개입하는 다자 방식이 아닌 양자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을 거부한 데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아울러 아키노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남중국해에 투입할 미국산 군함을 사들일 것이라고 발표하자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