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 중국이 일본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논의 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1면 전면을 털어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필리핀의 베그니노 아키노 대통령이 27일 정상회담을 통해 남해(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동맹'을 맺었다"면서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이 매체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설하고 안보분야 교류를 촉진하는 한편 일본 해상보안청이 필리핀 해군 전력 향상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를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아닌 일본이 해당 분쟁에 개입하려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특히 일본 외무성은 필리핀과의 남중국해 논의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으나, 결국 중국을 겨눈 것이라며 불쾌감을 전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아키노 대통령이 한달 전 방중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130억 달러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고서 이처럼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본과의 연대에 나서는데 중국 인민의 99%가 분노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일본과 필리핀의 정상회담 후 발표된 양국 공동성명 내용을 전하면서, 양측이 지난 9일 부국장급 회의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실무회담을 벌인 바 있다고 전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필리핀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 釣魚島 > 와 주변 섬)에 대한 중국·일본 분쟁에서 일본 지지 입장을 밝히고, 일본은 남중국해 갈등에서 필리핀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했을 것이라는 게 중국 내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자국을 배제한 채 필리핀이 지난 22∼23일 마닐라에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해사 전문가 회의를 개최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필리핀이) 아세안과 중국 간 대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중국해의 핵심인 난사(南沙)군도 및 그 부근 해역과 관련해 중국은 모두 자국의 영토와 영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필리핀은 소유권 다툼 여부로 따져 분쟁과 무분쟁 해역으로 나눈 후 공동 또는 독자 개발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