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전면전 없다…반군 단죄받을 것"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 필리핀 남부지역에서 정부군과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간에 잇단 충돌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MILF 측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정부군을 공격해 26명의 군인과 경찰관이 사살된 것과 관련해 정부군이 부분적인 반격에 나섰다고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이 23일 전했다.

정부군은 22일 민다나오섬 일대 반군 기지를 대상으로 105㎜ 곡사포 등을 이용한 포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 공격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으며 양측 간에 총격전이 발생했다고 MILF 측은 주장했다.

MILF는 "정부군의 보복 공격이 계속된다면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18일 민다나오 서남부 바실란에서 반군단체인 MILF이 정부군을 공격, 19명의 군인이 사망한 데 이어 이틀 뒤인 20일 이 단체의 공격으로 7명의 군인과 경찰관이 추가로 숨진 데 따른 반격이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앞서 21일 "반군의 테러와 공격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것이다. 용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킬러들은 정의의 단죄를 받게 될 것이다"라며 응징을 약속했다.

그는 하지만 MILF와의 전면전에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아키노 대통령의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정부가 반군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게 되면 다시 많은 무고한 생명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전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필리핀에선 전면전을 통해 반군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모로민족해방전선(MNLF), 아부 사이야프 등과 함께 필리핀 내 대표적 이슬람 단체로 필리핀 남부지역의 자치권을 요구하면서 테러와 게릴라전을 펴고 있다.

2008년 8월 필리핀 대법원이 남부 이슬람교도 거주 지역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필리핀 정부와 반군이 추진해온 협약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뒤 반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