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주변 관련국 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베트남과 필리핀이 양국 해군 간의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필리핀을 공식 방문 중인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 주석(대통령)은 도착 직후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의에서 양국 해군 간의 교류와 협력 확대 등 관계 강화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국영 베트남 통신(VNA)이 27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해상 안보와 관련해 최근 양국이 차관급 합동해양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시의적절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과 관련해 두 정상은 평화, 안정, 해상 보안 등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갈등이 발생하면 지난 1982년 유엔 해양협약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남중국해 당사자 행동선언(DOC)의 이행과 남중국해 행동 규약(COC) 제정의 타당성 등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현지 외교 관측통은 상 주석이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를 타협과 우호적 협의로 해결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다자 채널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국의 방침에 대해 베트남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앞서 지난 24일 아세안 10개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공동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양국은 또 오는 2016년까지 양국 간의 교역 규모를 3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고, 문화, 관광, 교육, 자원 개발 등에서도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VNA는 전했다.

상 주석은 27일에는 필리핀 '독립운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호세 리살이 안치된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경제인들과 만나 투자유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어 필리핀 정계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을 한 뒤 28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