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 조작 혐의… 병원 구금

[세계일보]

선거 결과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된 글로리아 아로요(64·사진) 전 필리핀 대통령이 18일 수도 마닐라의 한 병원에서 체포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필리핀 경찰은 이날 발부된 구속영장을 집행한 뒤 "그는 지금 경찰의 구금하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로요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연행되는 대신, 병실 밖에 경찰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경찰을 인용해 아로요 전 대통령의 건강이 호전되면 교도소에 구금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와 법무부 합동 조사단은 이날 2007년 총선 당시 선거 결과를 대규모로 조작할 것을 관리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아로요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그는 2004년 대선 때도 선거 결과 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필리핀 법원은 아로요 전 대통령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희귀성 뼈 질환 치료를 위해 마닐라 국제공항을 떠나려 했으나, 당국에 의해 저지당했다. 그는 계속해서 출국 의사를 밝혔으며, 싱가포르를 거쳐 스페인이나 독일에 가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로요는 퇴임 후 법정에 서는 두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