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필리핀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필리핀인 마약범죄자에 사형을 집행키로 했다. 올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중국 어선 나포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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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08년 사형 선고를 받은 필리핀 남성에 대해 예정대로 오는 8일 사형을 집행키로 했다. 올해 35살인 이 필리핀인은 지난 2008년 9월 히로뽕 1.5㎏을 말레이시아에서 중국 광시로 밀반입하다 구이린공항에서 체포됐다. 중국 법원은 50g 이상 마약을 밀매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자국 법률에 따라 이 남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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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게 이 남성의 사형을 유예하고 종신형으로 감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법원은 지난 3월에도 마약을 밀반입하다 검거돼 사형 선고를 받은 필리핀인 3명을 주사 방식으로 사형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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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에 앞서 필리핀 해군은 지난 주말 팔라완섬 인근 자국 영해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을 나포하고 선원 6명을 체포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필리핀 해군은 이 해역에서 중국 어선 25척을 한꺼번에 나포한 바 있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과 한국 등 마약사범에 대해서도 자국 법률을 그대로 적용했지만 이번 필리핀 마약사범의 경우 필리핀이 중국선원들을 체포한 직후 사형집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보복성 조치로 비쳐진다. 양국은 올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충돌하다 필리핀의 미국의 개입을 요청한 뒤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