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고등학교 마칠때 까지는 시골에서 부모님 농사를 도왔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그야말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만 의무 교육 이셨고 모든 형제들이 중학교 부터는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습니다.

반공일(토요일)이나 휴일날은 논밭에 나가 일을 하면 아버지께서는 일한만큼 자식들에게도 품삭을 계산해

주셨습니다. 물론 학비도 그이외의 용돈도 별로로 주시는일 절대 없으셨습니다.

저희 집에 일이없을때는 이웃집을일 알선해서 놀지 안고 일을 할수있게 배려(?)까지 잊지 않으셨습니다.

공부 잘하는 자식은 장학금 받으면 그만큼 용돈도 많아지고 풍족한 혜택을 누릴수있었지만

저 같이 머리 안되고 가진거 몸둥이 밖에 없는 자식은 수업료 모자라면 매 분기마다 서무실 앞에 서있어야 했습니다.

그 기분 아시는지....  그저 서무실앞에 서있기만 하는데도 얼마나 쪽팔리는지...........ㅎㅎ

그래도 5남매중 셋은 능력이 좋아서 자기 능력으로 외국까지 가서 공부하고 누이와 저만 지질이도 못나서

외국물 못먹고 국내파로..........ㅠㅠ

근데 제미나는 사실은 외국물먹은 셋은 현재 한국에서 살고있고 국내파인 누이는 독일에 있고

저는 필리핀이라도 외국에 나와 있네요. ㅋㅋ

 

그러다가 고교 졸업하고 쭈욱 서울 생활만 하다가 일을 잊고 땀을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땀흘리는 즐거움을 다시한번 새롭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6시30분에 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부시시 하게 농장에 가서 7시에 돼지 밥주고..........

9시쯤 다시 집에 와서 씻고 침구정리하고 이것저것 하다가 늦은 아침겸 점심을 10조금 넘어서 챙겨 먹습니다.

하루 세끼먹으려면 번거로워서 아점으로 브런치로 뗴웁니다. 그럼 하루 두끼가 가능 해 집니다. ㅋㅋ

다시 11시쯤 농장에 가서 돼지 똥치우고 물청소 하고 드러운돼지는 좀 씻기기도 하고 또 밥주고....

이노므 돼지들이 어찌나 돼지처럼 잘 먹는지 ..... 사료값생각하면 아찔 합니다.

처음 농작 시작 할떄는 사료먹는 돼지 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하지만 지금은 정말 말그대로 돼지처럼 먹는구나.......... 합니다. 흐미 사료값..........

그리고 나서 망고 농장 한바퀴 둘러보고

망고 꽃은 잘 피고 있는지 이상한 벌레는 없는지 나무에 이상은 없는지.........

사실 제가 본다고 뭘 알겠습니까? 봐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저 아는척 뒷짐지고 한바퀴 돌아봅니다.

내가 이렇게 너희 들에게 관심이 많다 하고 과시라도 하듯이...............

그렇게 2시간을 온동삼아 산책하듯이...........

그리고 나서 또 돼지 밥줍니다. 

 

이 동네 사람들 처음에는 제게 얼마 받고 일하냐고 묻더라구요.

도대체 코리아노가 셀러리 얼마나 받고 일하냐고........

난 월급없다. 그냥 일한다 내 농장인데 누가 월급을 주냐라고 하면 으아해 합니다.

오너가 왜 일을 하냐고....

필리피노도 오너는 너처럼 일 안한다  헬퍼들 있는데 왜 오너가 일하냐고.........

No Work, No Eat........... 제 대답 입니다.

암튼 신기하게 생각 하더라구요, 그게 제겐 더 신기했습니다.

 

5시쯤 나머지 한번의 돼지식사는 농장 직원에게 맞기고 집으로 옵니다.

그리고 이른 저녁을 또 만들어 먹습니다.

반찬은 늘 똑같은 반복..........

김치찌게, 닭도리탕, 고추장불고기,센추리참치캔 찌게 .....

제가 할줄 아는 음식 이게 다 입니다.

번갈아 가면서 한번 음식만들면 2일을 먹습니다.

필리핀 현지화가 다 돼서 넓다란 접시에 위 메인요리 하나 그리고 김 한봉지.....이러다 영양실조라도.........

 

여기 온지 1년만에 10키로 빠졌는데 앞으로도 걱정이 됩니다.

제가 90키로였는데 10키로 빠지면 경사겠지만 제가 원래 63이었는데 53이 됐으니 문제죠.

한국에 있는 마누라 성화가 장난 아닙니다. 자기랑 몸무게 비슷하다고....

자기가 올라가면 제가 죽을것 같다나 뭐라나.......... 제가 올라가면되죠 뭐..... ㅋㅋ

 

밥먹고 나면 저의 가장 중요한 시간 입니다.

집앞에 가서 현지인들이랑 이런 저런... 얘기.... 아니 몸짓 발짓....

나이드신 어르신들이랑 얘기 할떄 가관 입니다.

저는 영어로 얘기 하고 어르신들은 따갈로그로 얘기 하고....

뭔 얘긴지도 모르는데 같이웃고.... 신나라 얘기 합니다.

지나가는 아이들 불러서 100페소 주면서 너과자하나 사먹고 음료수랑 산미구엘 한병 사오라면 신나합니다.

여지껏 그돈갗고 튄녀석 하나도 없습니다.

참 좋은 동네죠. 일보러 잠시 주차 할떄도 키 꼽아놓고 그냥 다닙니다.

트럭에 에어컨 없어서 창문도 다 열어둔채로........

동네 사람이 제 차인거 다아니까.......... 도난 걱정 해 본적 없습니다.

그래서 이동네가 좋습니다.

나중에 혹시 언젠가 된통당해서 도난당할수도 있겠죠.

뭐 한국이라도 그럴수있으니............. 그렇게 생각 할겁니다.

몇천만원짜리 차면 그렇게 생각 못할지도 모르죠.... 싸구려 똥차니까 뭐............

어떤 날은 동네 어르신들이랑,

어떤날은 트라이시클 기사랑

어떤 날은 동네 꼬맹이들이랑

어떤날은 중고생들에 끼어서 농구도하고............ 아이고 체력이 딸려..........

이러면서 따갈로그도 조금씩 배우고 이 동네도 이해 하고 이 나라도 이해하려 노력중입니다.

 

깜깜해지고 모스키토가 기승을 부리면 바이바이하고 집으로 들어와서 다시 수다를 떱니다.

이번엔 마누라랑 막내 아들이랑...........

큰넘은 이제 고3되니 나름 걱정이 많은듯 합니다. 12시 넘어야 집에 온답니다.

요즘 마누라는 방학이라 신났습니다. 초등학교 교사 거든요.

아이들보다 더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요번주부턴 다시 연수 시작 된다고 하네요. 설날 전까지 빡신 연수가 시작된다고 투덜댄게 1주일 쨉니다.

그래도 그거 끝나고 설지내고 나면 온 가족이 필에 옵니다.

막내 녀석은 설날 새배돈 받아서 필 오면 저 용돈 준답니다. 중2되는 녀석인데 아직도 어린앱니다.

막내라 그런지 새내녀석만 둘인데 막내녀석은 왠만한 딸보다 더 귀여운척 합니다.

그렇게 두어시간 또 넝담 따먹기 하면 9시,10시 가까 이되고 그제서야 일과가 끝납니다.

스카이프가 없었다면 혼자 지내기 참 힘들었을것 같습니다.

네이트온은 통화품질이 너무 안좋더라구요

 

여튼 일과가 이렇게 끝나면 이제 필고와 노는 시간입니다.

지금처럼..................

행복 하시고

Shell we suc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