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조정권


마음의 어디를 동여맨채 살아가는 이를
사랑한것이 무섭다고 너는 말했다
두 팔을 아래로 내린채 눈을 감고
오늘 죽은 이는 내일 더 죽어있고
모레엔 더욱 죽어 있을거라고 너는 말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틈에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
이 세상 여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아주 평범한 일
아무것도 바라지는 않으나 다만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그런 눈부신 일의 차례가 올리 없다고 너는 말했다
조금도 나아지않는 오늘 오늘 오늘 오늘의 연속
이제까지 어렵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야 한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길이 쉬운거라고 너는 말했다
잊혀져가는 거라고 했다
세상 모든 이들로 부터 잊혀져가는거라고 너는 말했다
잊혀진 내일은 내일이면 더 잊혀져있고
그것은 세상일과 가장 많이 닿아 있는 일이라고
너는 말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우연히 접한 시였는데

참으로 그때의 내 심정을 절절히 표현해놓은 시라 그 자리에서 다 외웠었져.

십수년이 흐른 지금 ..

도입부 밖에 기억에 안 남아, 인터넷에서 겨우 찾아 올려 봅니다.

 

이 시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미라보 다리아래  강물은 흐르고...

이또한 지나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