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섬과 레이떼 섬은 삼사백미터 정도 서로 떨어져 있는데, 다행히도 다리를 놓았더군요.. 버스안에서 계속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그녀 이미 마음을 굳힌듯, 답글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7 시간을 달려서 결국 레이떼섬 남단 리로안 부두에 도착합니다..시각은 얼추 오후 4시.. 이 상태로 가면 배 타고 가는 시간 4 시간에... 다시 버스 타고 5 시간... 대충 새벽 1시 정도면 도착할거 같습니다.

그러나... 페리 출발 시각이 저녁 6시라네요...ㅠㅠ 어유~~ 실제로는 그보다 더 늦은 오후 7시에 출발했지만...

 

아무튼 그녀의 고장 산프란즈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4시 무렵...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텔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불을 끄고 누워서, 내일 그녀를 만나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것인지, 정말로 정리해야 한다면 어떤식으로 정리를 할것인지 등등을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립니다.

 

눈을떠보니 아침 10 시가 좀 넘은 시각, 세면을 하고 일단은 아침식사를 하러 졸리비( 혹시라도 필리핀에서 사업을 생각하시는분이 계시다면, 꼭 이 졸리비를 잘 관찰해 보시길 권합니다. 졸리비의 성공비결속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 향합니다. 싸구려 햄버거 하나로 아침을 해결한후, 인터넷 카페에 들러 이것저것 들러봅니다만, 느려터진 인터넷 속도에 짜증만 만땅입니다. 그녀는 수업 끝나고 오기에 오후 4시쯤 되어야 들른다고( 오는게 아니고 이 표현을 썼다는것은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ㅠㅠ) 합니다.

 

어쨋든, 나는 아직 나의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에 , 헤어질때 헤어지더라도,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자 다짐합니다. 그당시 내가 예상한 그녀의분노의 원인은 오로지 하나... 일주일전 처음 만났을때, 앞으로 필리피나하트에 더이상 접속 안하겠다고 얘기했는데, 피치못할 사정( 정확히 우리가 알게된 날짜가 7.10 일인지 11 일인지 알기위해서)으로, 그 사이트에 한번 접속한적이 있는데, 그것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죠.

 

여자들은 꽃에 약하다고 하길래, 그 촌구석에서 생전처음으로 꽃다발을 사 봅니다.

 

오후 4 시쯤 되어서 그녀가 나타납니다

늘 화사한 미소만을 보여주던 그녀가, 어울리지 않는 어두운 표정을 하자 , 태양 강렬한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주위가 갑자기 어둠에 잠겨 버립니다.

. 일단 꽃다발을 안겨 줍니다.

그녀는..

어색한 웃음으로 쌩큐 하고선...곧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그녀 성격이 다혈질이라 얘기 하면서 점점 더 격해집니다. 일단 그녀의 얘기를 들어줍니다. 왜 갑자기 그렇게 차갑게 돌아섰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녀의 얘길 종합해보면, 우선 첫번째 문제가 된것은 내가 사전 고지도 없이 무작정 길을 떠난것입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Culture shock 에 해당됩니다. 우리나라에선 , 흔히들 여자친구한테 깜짝 이벤트 많이 해줍니다. 그러나 이 나라에선 그런식의 이벤트는 즐거움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을 무시한다고 여깁니다. 때에 따라선 ... 인설트(모욕)로 받아 들입니다. -_-;;;

 

두번째는 개인의 경험의 차이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녀의 전 남자친구였던 아메리칸 의사놈도 아무런 예고없이 그녀의 학교로 꽃을 들고 찾아가거나, 점심 같이 먹자고 찾아가고... 그래서 그녀는 그런 행동들에 의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나 봅니다.

그런 와중에 , 나의 행동이 그전 남자친구와 대동소이하자, 그녀는 말할것도 없고, 그녀의 부모들도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했답니다. ㅠㅠ

 

나...이해 합니다. 하지만 ..이건 아닌거죠

내가 무슨 점쟁이 쪽집게도 아닌데, 그녀의 과거가 어떠했었는지, 어떤행동을 좋아하고 어떤 행동을 싫어하는지 어떻게 알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컬쳐쇼크는 언제라도 우리들을 찾아올수 있었던 문제였고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말합니다. 미안하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 앉히고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해봐라. 도대체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건지?? 컬쳐쇼크는 너와 나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앞으로 천천히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그리고 개인에 국한된 과거로 인하여 왜 상대방을 재단하려 하는것이냐??

 

그녀 아마도 혼란스러웠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 계속되는 엄청난 양의 스쿨프로젝트에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냥 이것저것 다 귀찮아 지니까, 헤어지는게 낫다고 느낀것이겠지요. 거기다가 부모와 언니들도 한 몫 거들었을테고...

 

기실 큰 문제도 아닌데...침소봉대 하는 격이죠... 그래서 난 더 더욱 헤어질수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나의 잘 못 ...혹은 우리의 잘못으로 헤어진다면... 머그래도 자업자득이려니 하겠지만,

이런류의 갈등은 솔직히 헤어질 이유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무던히도 참고 인내하며 그녀를 설득했지만...

 

끝끝내 그녀... 굿바이를 외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그녀  고집이 장난 아닙니다.)

아띠~~~

열 받 습 니다... 에이...그래 ..너 잘 났다... 가라 가!!!

그리곤 지갑에 있던 그녀의 증명사진 을 꺼내 주고, 오전 내내 열심히 만들었던... 꽃다발을 냅다 ..화장실 에 팽개쳐 버립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의 증명사진을 집어 넣지  않고 , 잠시 멍하니 있습니다. ( 이때 순간적으로 난 틈을 보았습니다. 그녀가 아직 나에게 미련이 남아 있다는걸...미련이 없었으면 사진 집어넣고 바로 방을 나갔을테니까요..)

 

이때다 싶어서, 다시 한번 그녀에게 강하게 설득해 봅니다.. -_-;;;;

비온뒤에 땅이 굳듯이,시련은 우리의 사랑을 더욱더 단단하게 해줄것이라고...

앞으로 좀더 내가,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겠노라고....

 

그녀...갑 자 기 ..울음을 터 뜨립니다.

자기도 잘 모르겠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것인지.....

이미 부모님한테 헤어지겠다고 약속했답니다....

나는 걱정말라고 했습니다. 부모님껜 내가 자초지종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겠다고요....

그러자  그녀가 나를 보면서

 

 안아 달라고 합니다. ^^

 

살며시 품에 안아 주니..  내 어깨에 기대어 소리내어 울고 있습니다.

휴~~~~~~~~~~~~~~~~~~~~~~~~~~~~~~~~~~~~~~~~~~~

이렇게  위기를 넘겼습니다.... 비록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라도.............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