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천안시 체육회 회원들을 납치해 몸값을 뜯어낸 범인들은 필리핀 현지경찰로 드러났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대사관으로부터 한국인 납치 사실을 연락받았다며 범인 가운데 현지 경찰이 포함돼 있는 사실이 드러나 이들이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납치에 가담한 필리핀 현지 경찰은 마닐시 상파울로 경찰서 소속으로 알려졌으며 모두 10명이 범행에 가담해 8명이 체포되고 2명은 수배중으로 알려졌다.

천안시 성환읍 체육회 임원과 회원 12명은 지난 11일 3박4일의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을 떠났다가 이들 일행중 김모씨(50) 등 4명이 14일 오전 10시 호텔 앞에서 납치됐다.

이들은 귀국일인 이날 오전 10께 가이드에게 "쇼핑을 하겠다"며 호텔을 나서려다 정문에서 권총으로 무장한 5명의 일당에게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이들에게 1인당 600만원씩 3000만원의 몸값을 요구했다가 이날 오후 4시께 한국에서 2400만원을 은행을 통해 송금을 받은 뒤 9시간만인 오후 7시쯤 풀어줬다.

성환체육회 회원들은 이날 귀국하지 못하고 다음날인 15일 오후 1시께 7명이 우선 귀국한데 이어 납치됐던 4명과 가이드 등 나머지 5명은 이날 홍콩을 경유 오후 7시 입국했다.

납치 피해자들은 "납치범들이 데려간 장소가 경찰서 부속건물인듯 보였다"며"일부는 경찰관 제복을 입은 상태로 우리를 마약사범으로 몰아 소변검사를 하거나 몸을 수색한다며 주머니에 마리화나를 넣는 등 협박을 하다가 돈을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충남지방경찰청과 천안 서북경찰서는 필리핀 경찰과 공조체제를 갖추고 성환체육회 관계자와 가이드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