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냐고요?

저희 어머님 말씀이십니다.

제가 제 아이들을 참 늦게 가졌습니다. 서른에 첫째 아이를, 서른 둘에 둘째 아이를 보았으니까요.

첫째도 둘째도 2년씩 모유 수유를 했으니 잠도 제대고 못잤었고 밥을 먹는 다는 것은 더더욱 생각도 못하곤 했었지요.

그래서인지 임신 이후 25kg이나 늘었던 제 몸무게는 전부 어디로 갔는지 결혼할 당시보다 더 줄어든 제 몸..

바짝 말라 있었습니다. 그래도 두 아들을 챙기느라 제 몸을 건사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저희 친정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다가 "야야..! 니 너무 말랐다. 아들 먹이지 말고 니나 잘 챙겨무라.."

(경상도 대구 출신이시고 서울에 사신 지가  40년이 넘었는 데도 여전히 사투리를 쓰십니다)

그 말이 약간 신경에 거슬렸습니다. 당신께 둘 밖에 없는 손주들이신데 그렇게 말씀을 하시다니,,,

 섭섭해서 그냥 숟가락을 놓고 입맛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말은 저에 대한 사랑이였습니다.

손주도 중요하지만 당신의 새끼가 더 안스러우셨던 거지요.

경상도 분이시라 무뚝뚝하시고 속마음을 다 열어보이시지 않아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결혼 이후 미국으로, 그래서 지금까지도 타국 생활을 하고 있는 불효 자식입니다.

달랑 둘 뿐인 손주들도 못 보여드리는 불효 자식이지요.

지금까지 못했던 효도를 곁에서 다 하고 싶은데 모시고 올 수도
(외국 생활을 아주 싫어하시거든요), 제가 들어가서 살 수도 없는  (아이들 국제학교 교육비가 너무 비싸서,,, 잉잉)  입장이라 더 마음이 아프네요..

 

오늘 아침에 부대찌게를 해서 아이들하고 나누어 먹다가 엄마인 제가 라면을 한 젓가락 더 먹겠다고 아이들하고 실갱이하다 생각난 예전의 이야기였습니다.

요즘 필고의 자게판이 조금 무미건조한 것 같아서 글 올립니다...blu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