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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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제목 : 여권
해외를 여행하면서 낭패를 겪는 경우들이 종종 있지요?
비행기 시간을 착각했다든지, 짐을 분실했다든지, 입국 비자 준비를 깜빡했다든지... 말이죠.
낭패 가운데 여권과 관련된 경우도 많죠.
저가 그런 경우를 겪었습니다.
15년 전 쯤 한국에서 필리핀에 단기 선교를 하려고 출국하려다 여권 때문에 하루 늦게 출국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려고 하는데 여권을 안 가져 왔던 거죠.
전체를 진행하는 사람이 그렇게 되었으니 얼마나 난감했겠습니까?
하루 늦게 합류해서 사역은 잘 마쳤지만, 그 기억 때문에 해외 여행을 할 때마다 여권 노이로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기독실업인회 훈련이 있어서 아내와 출국을 준비중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저의 여권을 챙겼습니다. 전 아예 여권을 가방에 늘 가지고 다니는데, 가방을 열어 여권이 있는지, 그리고 여권 안에 아이카드가 끼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아이카드의 얼굴이 내 얼굴이니까 분명히 저것인거죠.
출발하면서 아내에게 확인하였습니다.
여보, 여권 챙겼어요?
챙겼다고 하더군요. 챙겼다고 하지 말고, 직접 꺼내서 확인해 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착각은 언제나 자유니까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겠죠.
확인을 끝내고 기분좋게 출발을 했습니다.
밤 비행기라서 픽업을 도와 주시는 분께 폐를 좀 덜 끼치려고 일찍 나섰습니다.
공항에서 차라도 마시고, 여유를 즐기면 그 또한 좋은 일이겠죠.
공항 데스크에서 티켓과 여권을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항공사 아가씨가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본인 여권을 주세요...
뭔 소리야.......
아들 명신의 여권인 것입니다.
그럴 리가....
아들의 여권까지 가져왔나 싶었습니다. 저 것은 확인했고, 늘 들고 다니는 것이니까 제 것을 안 가져 왔을 리 없죠.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들 여권 말고 제 여권을 찾고 찾는데
없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생각하다....... 아이카드를 보니..... 제 것이었습니다.
카드는 저 것, 여권은 아들 것을 들고 다녔던 것입니다.
하늘이 노래 지는 것입니다.
그 다음 날부터 훈련이 시작되고, 이번 훈련은 꼭 참석해야 할 이유가 있었거든요.
침착하자.... 침착하자....
집에 갔다가 돌아올 시간이 될까? 공항에서 집에까지는 빨라도 한시간 반, 돌아오는 시간도 아무리 못 잡아도 한 시간이 걸립니다.
비행기 시간은 두시간 반 정도 남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픽업을 도와 준 분은 이미 떠난 지 삼십분
다시 돌아오면 또 시간이 걸리죠.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아내에게 여권 챙겼냐고 채근하든 일이 생각났습니다.
그냥 챙겼다고 하지 말고 손으로 꺼내서 확인하라고 했던 일이 생각나서 얼굴이 뜨뜻해 졌습니다.
아내 혼자 가면...... 인천에서 그곳을 혼자 찾아 가야 하는데.....
또 내일 제때 저가 출발이나 할 수 있을지.
그렇게 가 봐야 훈련이 거의 끝날 시점인데
답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난감....에 난감......어쩌나 어쩌나......
데스크의 직원에게 부탁할 말도 없었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여권을 가져 오는 길 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한 방법이 떠 올랐습니다.
방문 키를 집 어디에 보관해 둔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 근처에 사는 아는 분께 집에 가서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아마...... 어디 쯤 여권이 있을 것 같은데 찾아 봐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생각하는 곳에 여권이 없으면..... 그분더러 안방 구석구석을 뒤져서 찾아 달라고 할 수는 없는 거죠. 거기에 없으면 끝입니다.
연락이 왔습니다. 여권을 찾았습니다.
막히지 않으면 비행기 출발 시간 안에 도착하겠다 싶었습니다.
아주 미안하지만........ 부탁을 했고, 기꺼이 도와 주더군요.
데스크 마감 5분 전에사 도착했고, 저희는 함께 출국해서 훈련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습니다.
일찍 나가는 바람에 그나마 가능했습니다.
도와 주는 분이 있어서 가능했고요..
여권이 도착할 때까지 잠자코 있어준 아내가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해외에 살면서 비슷한 경험이 있지는 않으셔요?
아마 다음번 부터는 여권 확인하는 저의 노이로제는 좀 더심해 질 것 같습니다.
여권을 꺼내 볼 뿐만 아니라, 첫 장을 열어 얼굴까지 확인하겠죠. 아니 아들 얼굴을 내 얼굴로 착각할까 싶어 알파벳까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여행가실 때 꼭 여권 확인하세요... 알았죠?
살며 사랑하며.......
정기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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