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서며    (中山   李重吉)

 

 

 

주인장! 그 동안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나그네

                                                     

젖먹이 유년시절부터 청년과 중년을 거쳐

백발노인이 되기까지

오랫동안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보잘 것 없는 

빈털터리 손님으로 왔다가

융숭한 대접을 받고 

이제 빈 손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세월 돌아보니 한 순간 꿈이었군요!

즐거움도 슬픔도,

미움도 기쁨도,

욕심과 나눔도, 한 순간 꿈이였군요!

 

많은 시련속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보람있는 삶을 지내다

이제 빈 손으로 돌아갑니다.

 

다음 세상에 내가 머물 곳은 

그 어딘지 궁금하지만 

내 도착하는대로 안부전하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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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다고....

 

     

 

 - 인천 가족공원묘지 벽에 걸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