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봉지에 은닉된 달러화 모습 재연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News1



환전한 달러를 라면봉지에 숨겨 필리핀으로 밀반출 해 온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04년부터 환전한 약 160억원어치의 달러를 이러한 방법을 통해 불법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3일 필리핀으로 송금을 의뢰받은 한화를 달러로 환전 후 라면 봉지에 숨겨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필리핀 국적 무등록 환전업자 L모씨(58)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중간 모집책 M모씨(29)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L씨는 지난 1993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각지의 중간책을 통해 국내에서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로부터 송금을 의뢰받은 돈을 자신이 관리하는 59개 은행계좌로 이체받아 환전한 뒤 한번에 10여개의 라면 봉지 안에 각 3000~5000달러씩 총 3만~6만달러를 숨겨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L씨는 지난 1991년 관광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있던 불법체류자로 지난 2004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59개의 계좌를 이용해 2만5000여명으로부터 160억원을 입금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송금 의뢰자들로부터 1회 5000원의 수수료 명목으로 약1억5000만원의 부당이득과 100달러당 약 800원의 환차익을 얻어약 1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추가로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L씨 등은 월급이 체불돼 필리핀으로 돈을 보내지 못하는 필리핀노동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갚지 못할 경우 찾아가 독촉하고, 돈을 갚지 못하고 자국으로 귀국한 채무자에 대해서는 필리핀 현지 환치기 조직원들을 동원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라면봉지에 100달러권 지폐 30~50매를 집어넣을 경우 공항 세관 X-ray 검색시 쉽게 적발되지 않는다는 점을악용했다.

경찰은 35명의 중간 모집책 및 운반책의 행방을 쫓는 한편, 같은 수법으로 외화를 밀반출한 조직이 더 있을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