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로이터/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저장(浙江)성에서 한 커플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처벌이 두려워 피해자인 68세 노인을 생매장해 증거 인멸한 사건이 밝혀져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사회의 도덕심 실종에 대한 분노의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중국일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타우(淘·25)와 그의 여자 친구 천(陳·25)은 전날 밤 저장성 츠시(慈溪)의 한 노래방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 놀았고, 이른 아침 운전하고 귀가하다가 이 노인을 차로 쳤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를 낸 후 바로 차에서 내렸고, 병원에 모시고 가겠다며 노인을 차에 싣고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다음날인 5월1일 사고 차량은 인근 지역 공사장에서 앞바퀴가 진흙탕에 빠진 채 발견됐다.

공사장 인부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들은 버려진 자동차에서 약 300m 떨어진 흙구덩이에 묻혀 있는 노인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시신의 여러 곳에서 상처가 발견됐지만 직접적인 사인(死因)은 질식사로, 즉 생매장을 당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후 경찰 당국에 검거된 이들 커플은 노인을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가운 도중 자신이 음주 운전한 사건이 밝혀져 처벌이 강해질 것이 두려워 피해자를 매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 한 사용자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큰 문제를 보여줬다"고 적었고, 다른 사용자는 "중국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느냐"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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