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주재 中 대사관 "中 어선들도 철수"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필리핀이 최근 남중국해 분쟁수역에서 해양경비대 선박 등을 철수한 데 이어 중국도 부근해역에서 어선들을 철수시키기로 하는 등 양국의 대치상태가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은 18일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부근 해역의 자국 어선들을 철수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필리핀 정부는 15일 밤 기상 악화를 이유로 부근 해역에 배치한 해양경비대 소속 선박과 어로국 선박 등 2척을 철수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스카보러 해역에서 중국 어부들을 체포하려던 필리핀 초계정과 이를 저지하는 중국 순시선의 대치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은 2개월여만에 잠정 해소될 수 있게 됐다.

대사관 성명은 이날 중국 역시 스카보러 해역의 악천후와 높은 파고를 고려, 조업 어선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부근 해역에 구조선박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특히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최근 해양경비대 선박 등을 철수시킨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이를 계기로 긴장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이번 조치가 필리핀 측의 선박 철수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의 한 관리는 부근 해역의 태풍을 우려해 철수를 지시한 것으로, 스카보러 섬의 영유권 자체를 포기한 게 아니라고 강조한 것으로 AFP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4월 10일 이래 부근 해역에 초계정과 순시선 등을 배치, 줄곧 대치하는 한편으로 각각 `휴어기'와 `조업금지령'을 선포하는 등 행정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중국은 과거 스카보러 섬을 점유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필리핀은 해당지역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주권을 내세우고 있다.

스카보러 섬은 필리핀 루손섬으로부터 약 230㎞ 떨어져 있어 UNCLOS가 정한 200해리(320㎞)의 영유권 성립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스카보러 섬의 거리는 약 1천20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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