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태풍 2개 영향…이재민만 100만명


마닐라 80% 침수·16명 이상 숨져

필리핀에 8일 내린 집중호우로 수도 마닐라에서만 최소 16명이 숨지고 도시의 80%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비비시>(BBC)가 이날 보도했다. 9호 태풍 사올라와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이날까지 11일째 폭우가 쏟아진 필리핀은 전국적으로 50여명이 숨지고 10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번 수해는 마닐라에서만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낸 2009년 대홍수 사태 이후 최악의 재난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필리핀 방재당국은 이날 마닐라 외곽 케손시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한 감전과 익사사고 등으로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하루 동안 8월 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마닐라는 도시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증권거래소 등 주요 공공기관은 이날 업무를 재개했지만, 각급 학교와 일반 사업장은 이틀째 문을 닫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필리핀 농업부는 이번 호우로 약 1억5200만페소(360만달러) 상당의 농작물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필리핀 정부는 군과 경찰을 수해현장에 투입해 본격적인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재민들에게 식량과 식수, 의류, 의약품 등을 전달하고 위험지역의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 기상청은 앞으로도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홍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춘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