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무기한 책을 빌려준다? 순식간에 책들이 모두 분실될 것 같지만, 필리핀 마닐라 지역 에르난도 구안라오가 차린 작은 도서관은 오히려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 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 2000년 책을 좋아하는 에르난도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작은 도서관을 차렸다. 집에 있던 오래된 책들을 집 앞에 늘어놓고 무료로 주민들에게 책을 빌려주기로 한 것.

 

독서의 즐거움을 사람들과 공유하겠다는 순박한 바람으로 시작된 이 작은 도서관은 100여권도 안되는 책들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12년 사이 소장도서가 3천여권에 육박하게 됐다. 책을 빌려간 주민들이 스스로 반납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들까지 기증하면서 때문이다. 에르난도도 책이 이렇게 늘어날 줄은 몰랐다고.

이 도서관 운영 규칙은 간단하다. 원하는 만큼 원하는 기간동안 빌려가면 된다. 에르난도는 "유일한 규정은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은 광고도 하지 않지만, 매일 사람들이 꾸준히 와서 책을 빌려간다. 반납할 책과 기증할 책들을 가져온 한 주민은 "이 도서관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일도 포기하고 자신의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이 작은 도서관을 가꾸고 있는 에르난도는 이제 마닐라 외 다른 지역에 작은 도서관을 열고 싶어하는 이들을 도울 계획이다. BBC는 필리핀에서는 부유층이 아닌 이상 책들을 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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