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집 렌트하는분들께 죄송하지만..."이란 글을 읽고 제가 렌트하우스를 구해본 경험을 적어볼께요.

 

인터넷에서 필리핀 집주인의 광고를 보고 집을 방문하거나, 혹은 직접 빌리지를 방문합니다.

광고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는 대부분 에이전트 전화번호이고, 집주인이 직접 광고한 것은 표시가 되어있거나 혹은 일일이 문자를 보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차가 있으므로 원하는 지역의 빌리지들을 그냥 방문합니다. 접근할 때 알아서 차단봉을 올려주는 곳은 그냥 멈추지 않고 통과하고, 통과를 제지하는 곳은 창문을 내려 친구만나러 왔다고 이야기하고, 필요하다면 아이디를 출입증과 바꾸고 들어갑니다. 들어가서는 그냥 빌리지를 한바퀴 돌아보죠.

유명하고 비싼 빌리지는 경비가 깐깐하므로 일단 렌트나온 집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대부분 전문 업자가 경비실 부근에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와서 한두군데 집을 안내해줍니다. 구경하고 나서 업자 전화번호를 받고 나면 한바퀴 둘러보겠다면서 빌리지를 돌아봅니다.

골목골목 돌아다녀 보면 여기저기 "HOUSE for RENT"라고 붙은 곳이 많습니다. 일일이 전화번호를 적고, 집의 위치와 주소를 기입해놓습니다. 집의 특징도 적어놓고요. 바로 문자를 날린 후에 다른 집들을 돌아봅니다. 한두시간 안에 연락오는 곳도 있고 몇일이 가도 연락이 없는 곳도 있습니다.

연락 오는 곳의 임대조건(면적, 방과 화장실 갯수, 풀퍼니쉬드 여부, 월임차료 등)을 따져보고 마음에 들면 주인과 약속을 정합니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다시 빌리지를 방문하고 집을 둘러본 후에 정말로 마음이 들면 정확한 계약조건을 확인합니다. 관리비, 디파짓 등등요.

 

저는 처음에는 세부에서 집을 렌트했는데, 디파짓 없이 "월임대료×10개월" 일시불을 제시했고, 주인은 좋아서 몇초도 안되어 숨이 턱에 넘어가게 오케이 하더군요. 원래 에이전트 피 1개월치에, 1년치 선불지급 시에 1개월을 할인해주기에 주인입장에서는 손해볼게 없는 조건이었죠. 저는 1개월치 절감에 디파짓이 없다는 것이 유리했고요.

두번째에는 막탄에서 집을 얻었는데, 디파짓 없이 일시불로 "월임대료×9개월"과 "월임대료×8.3개월"을 제시했더니 8.3개월 집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전화상으로 오케이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9개월 집에서 10개월치로 하자고 네고가 왔던데, 연락이 없어서 다른 집과 계약했다고 문자를 날렸죠. 아마도 제가 우겼으면 9개월치라도 좋아라 했을겁니다. 그집은 제가 접촉하기 이전부터 반년 이상, 그 이후로도 반년 이상 집이 비워져 있었거든요. 집 안팍을 도색하고 가구도 더 들여놓아서야 간신히 임대를 맞췄더군요.

제가 일이 있기도 했고 또, 집주인에게 방충망 등을 정비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있어서 계약을 일주일 정도 미뤘더니 8.3개월 집주인이 불안하다며 어느 정도의 디파짓을 요구하기에 다른 집과 계약하겠다고 했더니, 얼른 와서 계약하자고 하여 제가 계약서를 만들어가서 집주인 단골 변호사에게 계약서를 보여주고 싸인하고 돈 지급하고 영수증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니까 필리피노들이 임대해서 살고 있는 복작복작한 타운하우스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집을 얻었더군요.

 

광고를 보고 한국분들이 이미 임대하여 거주하고 있는 집을 찾아가면 네고가 전혀 안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디파짓을 받아놓은 집주인은 답답한 것이 없고,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나가는 한국분들은 디파짓도 받아야 하고 구입한 가구류를 매수해 줄 사람을 찾고 있기에 동일한 계약조건으로 인수할 사람이 아니면 안되기 때문이죠.

 

저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신 분들도 많을테니, 그런 분들은 댓글로 무용담을 달아주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