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필리핀)=AP/뉴시스】차의영 기자 = 강격한 태풍 '보파'가 필리핀 남부에 근접해 수천명의 해안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도 고위험 지역의 항해를 전면 통제하고 악명 높은 산사태지역의 금광에서도 채굴 작업을 금지시켰다.

필리핀 대통령 베니뇨 아키노 3세는 태풍이 해안에 상륙하는 것으로 예보된 4일(현지시간)의 하루 전인 3일 전국에 방영되는 TV 담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태풍 경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 보파의 진로에 가까운 지역 주민들은 남김없이 대피할 것을 호소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3일 재해 관련 담당부처의 장관들과의 회의를 마친 뒤 방송을 통해서 "이번 태풍은 장난이 아닙니다. 올해 우리를 거쳐간 모든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한 태풍이므로 서로 협력해서 재산 피해와 인명 손실을 최소로 줄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태평양 해상에서 발행한 이번 태풍은 시속 175㎞의 엄청난 풍속과 순간 풍속 210㎞/h에 달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3일 관측된 태풍의 눈은 필리핀 남부 수리가오 델 수르주의 히나투안 지역 동남방향 390㎞ 지점까지 접근했음이 확인됐다.

태풍 보파호는 무려 600㎞에 달하는 강우대를 가지고 있어 필리핀 남부와 중부 지역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부은 뒤 6일쯤 남중국해로 빠져 나갈 것이라고 필리핀 국립기상대는 예보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소형 선박의 항해를 일절 금지하고 위험 지역이나 강 연안의 주민들 수천 명을 미리 대피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8000명 이상이 정부의 대피소로 이동했으며 주민들은 TV 수상기와 옷보따리, 돼지 등을 가지고 피난길에 나섰다.

캄보디아어로 꽃이나 소녀를 뜻하는 보파는 연평균 20여차례 태풍의 공격을 받는 필리핀에 올해 16번째로 들이닥친 기상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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