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수줍어 하고 부끄럼타며 살아온 달인. 오바 김모모선생 되시겠습니다.

 

 

밑에 글을 읽고 옛날 생각이 나서 피식 피식 웃다가 리플을 하나 달아 드리려고 했는데

□덧글방지 를 누르셨는지 안 써져서 글 하나 남겨 봅니다.

 

 

제가 필리핀 처음 왔을땐 한국인이 그리 많지 않아서 길을 걷자하면 쳐다 보는 사람들도

꽤 있고 어딜가도 보이는 한국인은  [가이드] 일때가 많은 시절이었습니다. 

 

한번은 자다가 빵!!! 하고 쩌렁 쩌렁 울리는 소리에 기겁하고 깨어나 두리번 거리다가

바바바바방!

소리가 나길래 창문에 붙어있는 침대라 무서운 마음에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밑에 계신분 처럼 축제가 시작되자 사방이 소음으로 들썩 거리는 필리핀을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자구 빵빵 터지는 소리에 미쳐버릴것 같았죠. 그리고 이노무 소규모 축제는 어찌나 많은지.. 

 

그러나 성격이 좀 쾌활한지라 도대체 뭘 그리 꿍짝거리며 노나 싶어서 용기를 내서 밖으

로 나갔습니다.

말씀하신데로 농구장 하나를 막아서 입장료를 받고, 안에선 얇디 얇은 플라스틱 컵에 1~2페소 받으며

자기들이 제조한 폭탄주를 팔았는데요. 가기 싫다는 같은 콘도 필리핀 친구와 캐나다에서 온 치구들

몇명을 질질끌고 들어가 봤습니다.

 

우리의 입장에 다들 신기하게 쳐다 보는 눈치였고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저희는 한켠에 준비된 테이블

에 앉아 술도 사먹고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놀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겁먹던 친구들도 안정감을 찾고 여유 부리기 시작했고요. 유독 필리핀 친구 몇명만 많이 경계 하

는 눈치 였습니다.

흥이난 저는 술잔을 들고 농구장 중앙에서 춤추는 사람들 속으로 슬금 슬금 밀고 들어갔고요. 춤 추면서

웃음으로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사에 반응 하는 동내 꽃순이쯤으로 보이는 처자를 보고 "오~

말걸어 볼까?" 하고 슬금슬금 이쁜이들 모여 춤 추는곳으로 더 밀고 들어갑니다.

 

그렇게 친해져 우리 테이블에서 술도 마시고 대화도 하고 좋은 시간이 계속 됬죠. "뭐 무서울 것도 없고

별거 없고 재미있네 뭐~" 라고 생각이 들었고 친구들 과 어울려 술 마시는 동안 한 아가씨에게 같이 춤 

출것을 권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가서 춤추기 시작했고요.

얼마나 됬을까?

뒤에서 뭐가 빡!!! 하는 소리와 함께 저는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주변에 있는 몇명이 꺄악 소리 질렀

고요. 저는 너무 아파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뒤쯤에서 누가 소리를 지릅니다.

일어나 봤더니 뒤에서 누가 돌맹이를 던졌더군요. 순간 너무 화가 나서 녀석에게 달려 가려는데 친구들

이 붙잡습니다. 그쪽도 그 친구를 여러명이 붙잡고 있더군요. 

 

고래 고래 소리는 지르는데 뭐라는지 하나도 몬알아먹겠고... 친구들이 붙잡아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나중에 필리핀구 왈 그친구 쳤으면 큰사고 났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좀 움찔했습니다. 동내 젊은이들 

모인 축제에 외국인이 와서 지들이 점찍어둔 꽃순이 한테 붙으니까 화가 났었나봅니다. 열받고 아니꼬운

데다가 술은 마셨겠다. 폭력적으로 돌변했던거 같습니다.

 

이 비슷한 일로 지방에서도 돌맹이 맞아 본 적이 있어서... ㅡ.,ㅡ;;

그 이후론 친구들이 주최하는 파티 말곤 절대 남에 동내 축제에 안들어 갑니다. 돌맹이 맞을까봐요. ;;;

 

 

 

쓰다 보니 긴글이 되어 버렸네요. 지루한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_ _)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