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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지역당국의 보호를 받아오던 몸길이 약 6.2m의 세계 최대 악어 '로롱'이 10일(현지시간) 

민다나오 아구산 델 수루 주(州) 생태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 2011년 9월 로롱의 

몸 길이 측정 장면을 주민들이 구경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필리핀 지역당국의 보호를 받아오던 몸길이 약 6.2m의 세계 최대 악어가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몸무게만 1t이 넘는 초대형 바다악어 `로롱'은 전날 밤 남부 민다나오 아구산 델 수루 주(州) 생태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이들 언론이 전했다.

 

세계 최대 악어로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된 로롱은 지난 2011년 부나완 지역에서 생포된 이후 지금까지 1년 5개월간 현지 생태공원에서 보살핌을 받아왔다.

 

로롱의 사인은 즉각 파악되지 않았다.

 

아구산 델 수루의 에드윈 엘로드 부나완 시장은 "로롱이 전날 오전 갑자기 배가 부풀어오르는 이상 증세를 보여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엘로드 시장은 "최근 로롱의 몸에서 비정상적인 징후가 나타났지만 그간 주변 환경에 매우 잘 적응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나완 당국은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 로롱의 사체를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로롱은 과거 최대 악어로 알려진 호주의 바다악어 '카시우스'(5.48m)보다 훨씬 큰 6.17m의 초대형 악어로 50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 아구산 델 수르 지역에는 어부 1명이 실종되고 거대 악어가 물소 등 동물을 물어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에 괴물 악어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로롱이 생포된 뒤 `괴물 악어'를 직접 보려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지역경제가 되살아나는 등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타났다.

 

부나완 시청 역시 로롱의 가치를 인정, 전문가 16명을 채용해 극진히 보살피는 등 `보물 1호'로 특별 관리했다.

 

시는 수많은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로롱의 서식처에 이르는 1.9㎞의 도로 신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날 로롱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주민들과 공원 측은 일제히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엘로드 부나완 시장은 "그동안 로롱 덕분에 작은 마을 부나완과 필리핀이 널리 알려졌다"며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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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2/11 11:4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