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UV익스프레스를 타고 마카티까지 갔습니다. 간만에 장을 좀 봐야 해서 말이죠.

SM푸드코트에 들려 아시는분이 하는 태국(?)음식점에서 볶음밥을 하나 사먹고 위로

올라가 마트로 들어갑니다. 

 

적당량의 야채들을 꼼꼼히 살펴 사고 로컬 라면서도 400페소 정도 삽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400페소 면 상당히 많은 량 입니다. 개당 7.5 페소니까요.)

 

반찬꺼리용 재료도 좀 사고 휴지랑 샴푸도 잊지 않고 삽니다.

 

입구 가드왈 다시 마카티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군요. (하도 이놈 저놈

하는 말이 틀려서) 아이알라 입구쪽 골목에 사람들이 몰려 담배 피우는 장소로 가서 한대

피우곤 조금 고민하다가 택시 타기로 결정을 합니다.

 

짐도 많고, 잠은 오고 뭐 이래 저래 피곤하다는 핑계로 말이죠...

 

택시를 타고 주소를 이야기 하니가 택시기사가 엣자를 탈지 마카티에비뉴로 갈지 물어

옵니다.

 

 

"엣자는 막힐테고"

 

혼자 중얼거리는데 아저씨가"그럼 마카티 에비뉴?" 라고 묻길래 "거기는 확실히 안 막히

냐고 물어 봅니다.

 

"나중에 내 탓 하지 말고 니가 결정하세요~" 라는 말을 듣고 고민하다가 아저씨를 향해 외
칩니다.

 

"꾸야 바또 바또삐 날랑!!!" (아저씨 가위 바위 보!!) 조금 소리가 커서 였을까요? 아저씨가
깜짝 놀라 움찔 했지만 곧바로 몸을 돌려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바또! 바또! 삐!!!!!!"

 

아저씨의 승리... 둘이 마주보고 엄청 웃었습니다. 밖에서 처음부터 그장면을 웃으면서

지켜 보던 MMDA 도 씨익 웃다 말고 이제 빨리 가라고 손짓을 합니다.

 

아저씨의 승리로 결국 마카티에비뉴를 타기로 하고 달리기 시작하는데 신기한듯 이런

저런 질문을 제가 던지네요.

 

 

"너 어디서 왔어?"  Where are you from~

 

 

"어머니 한테서 왔어요"  im from my mom

 

 

또한번 깔깔 거리고 둘이 웃습니다.

 

 

무슨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인터네셔널 맨 파워 에이젼씨" 사무실에 다니고 있다고 말합

니다. 제가 사장인줄 아셨는지 깜짝놀라 이것 저것 물어보시는데 말단 사원이라 말하곤

항상 버스에 지프니 타고다니는데 오늘 너무 피곤해서 택시 타봤다고 말을 건내자 말투

가 친구대하듯이 바뀝니다.

 

왜 그렇게 타고 다니냐는 질문에 예전에 사업하다 망했고 지금은 직장생활중이라고 하니

까 이 아저씨 슬슬 저한테 훈계를 하기 시작하십니다.

 

 

"사람은 인간관계를 잘해야 해~" 

 

그리곤 끝없이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인생을 산다는건 말이지... 블라 블라" 

처음엔 살짝 귀찮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저씨 마음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릴때쯤 128페소 정도 나왔길래 130 페소를 주려고 100페소 꺼내고 동전 지갑

을 뒤적 거리는 모습을 보고 아저씨는 저와는 다른 생각을 했나봅니다.

 

"그냥 백페소만 줘~"

 

좀 벙쩌있는데 100페소 내고 전화 번호 달라길래 전화번호도 하나 드리고 그렇게 내렸습

니다. 입에 묘한 웃음이 번지더군요.

이 일로 인해 하루 종일 기분 좋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왠지 문자가 올것 같은 느낌이 듭

니다.

 

제번호 끝이 6969 라 번호 드릴때 좀 민망 했지만 ("씩스나인 씩스나인" 이라고 발음 할

때 둘다 웃었습니다.) 매우 즐겁게 집까지 올 수 있었네요.

 

 

 

가끔 이런날도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자고 일아나 출근할때 늘 저에게 수박파는 아저씨가 손짓하며 오늘은 수박이 없다면 파인

애플 한쪽 건내더군요. 

 

별것도 아닌일이지만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그쵸 가끔 이런날도 있어야죠~

 

http://cafe.daum.net/magandaland/5DKf/3916

사진과 함께 올린곳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