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필리핀 튜터 관찰기(1)에 많은 관심 보여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이번에는 필리핀 튜터들의 실력은 과연 어떠한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그런데 튜터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 참 애매모호 합니다. 왜냐하면 여러가지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을 주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언어가 수천가지 이지만 그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딱 한가지 입니다. 듣기 - 말하기 - 읽기 - 쓰기의 순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은 영어를 배울때 위의 순서대로 배우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공부하고도

영어 한 마디 못하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이라는 곳이 영어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어떤 특별함을 주는것은 없습니다.

다만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의 기회를 제공하는것 뿐입니다. 그럼 이 영어환경을 어떻게 잘 활용할것인가가

문제인데 실력있는 튜터 만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좀 어렵긴 합니다.

 

보통의 학원들은 신입 튜터를 뽑을때 소정의 시험을 칩니다. 저의 학원같은 경우는 토익 수준에 준하는

어법과 어휘시험을 칩니다. 50문제 정도 치는데 사실 40문제 이상 맞추는 튜터 찾기 힘듭니다.

대부분이 25-30문제 정도 맞추고 20점 미만 튜터들도 많습니다.

그나마 영어를 전공한 튜터들이 점수가 좀 높습니다. 어법실력도 좋고 어휘력도 괜찮습니다.

그러면 그 외의 전공자 - 아마도 잘 아시겠지만 필리핀 튜터 태반이 간호학과 출신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를 쓰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따갈로어를 많이 씁니다. 필리핀 튜터에게 있어서 영어란

전문적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2언어처럼 쓰는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인 학습이 필요한

어법이라든지 최신의 어휘, 영어권 국가에서 쓰는 이디엄같은 경우는 잘 모릅니다. 이런 현실을 알고나니

제가 봐도 모르는게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피노이 들이 쓰는 자기들만의 듣도보도 못한 영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어법을 시험으로 치면 틀리는데 대화를 할때는 맞게 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나 이디엄 같은 경우는 사전을 찾아 보여주면 금방 이해를 합니다.

이런 사실들을 경험을 해보니 필리핀 튜터들은 실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종이 한장 차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

습니다.

1. 나에게 수업 연구란 없다

보통 어학원의 실력있는 튜터는 어느 부류일까요? 근무연차가 가장 오래된 튜터입니다. 왜냐하면 필리핀 튜터들이

수업연구하는 모습을 제가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시간이 나면 그들의 못말리는 문자질, 페북질,....

수업시간중에도 그들의 문자질, 페북질 사랑 때문에 저희 학원은 수업시간중 휴대폰을 수거합니다.  

쉬는 종이 치면 일제히 문자확인하고 또 문자질 합니다.  수업연구 좀 하라고 하면 그들의 반응은 대체로 한가지

입니다. 월급 더 줄것도 아닌데 뭐 하러 하냐 이겁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았을때 시간이 지나면 티칭의 경력이 붙는것이고 그 경력이 많이 쌓이면 필리핀발 실력있는

튜터가 되는것입니다. - 이건 학원의 고용문제와 조금 연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 설명.

초보튜터들은 대체적으로 실전 수업에 투입되기 전에 2주간 트레이닝을 합니다. 그 시간에 학원에서 쓰는

교재들을 공부시키고 경력자 튜터들이 티칭 방법에 대해 트레이닝을 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면 피노이들은

서로 간섭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자존심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냥 하는척 받는척 합니다.

물론 수업연구 철저히 하는 튜터들도 있습니다. 나름 튜터로 성공하기 위해서 공강시간이나 퇴근 후에도

집에 가지 않고 토익, 토플, 아이엘츠 공부합니다. 그 비율이 3%정도 됩니다.

초보튜터들도 처음에는 수업연구를 좀 하는데 1달 정도 지나면 잘 안하더군요. 제가 보았을때 필리핀 튜터들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되기 때문에 자신들이 조금만 공부만 하면 정말 실력있는 튜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을 그냥 시간의 흐름에만 의지하게 되니 실력있는 튜터가 빨리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2. 발음이 좋으면 실력이 좋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발음 좋은 튜터가 연차가 쌓이면 발음도 좋고 실력도 좋게 됩니다. 그러나 첫 만남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발음 좋은 튜터들 만나면 아무 이유없이 실력좋은 튜터라고 착각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은 영어를 배울때 학원에서는 미국인의 발음을, 집에 혼자 공부할때도 미국인이 녹음한 음성들을

듣다 보니 그기에 익숙해져 있고 또한 어릴때부터 우리 학부모들이 발음, 발음해서 일종의 세뇌효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필리핀에 계속 거주하실 생각이면 필리핀식 발음도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영국쪽으로 연계연수를 오신 분이라면 실력은 상관없으니

발음좋은 다시말하면 미국인과 발음이 비슷한 튜터를 만나는게 좋습니다.

사람의 귀는 소리에 반응하고 익숙해지기 때문에 필리핀식 따갈리쉬에 익숙해지면 오리지널 미국발음에

다시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비되겠죠?

 

3. 영어를 학습으로 접근하지 말것

한국사람들은 실력있고 발음좋은 튜터들을 찾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초등생 미만의 학생에게는 실력보다는

아이와 잘 놀아 줄수있는 튜터가 필요합니다. 물론 발음도 좋으면 금상첨화죠. 초등생이 아무리 영어를

잘해봤자 그건 우리기준이고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듣기와 말하기가 정말 필요한 시점이니

유아교육과나 초등교육과 출신 튜터들하고 신나게 떠들고 놀수 있도록 해주는게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단어를 외우고, 어법에 맞게 일기를 쓰고, 학교 시험문제를 100점을 맞으면

뭔가 영어교육이 되는구나 하는 착각을 하십니다. 그럴려면 한국에서 계속 공부하시는게 낫습니다.

필리핀에 오셨으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영어로 튜터들과 재미있게 의사소통하며 놀다 가는것이 훨 좋습니다.

 

4. 어설픈 어법, 쓰기공부는 하지 말것

어법은 언어의 체계와 관계되어있는것이며 어찌보면 학문의 영역입니다. 해방 전후 일본식 영어교육이 한국으로

들어와 성문 종합영어가 세기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현실을 보면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문법을 배운적이 없는 초등6년생이 우리말로 의사소통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것을 아신다면 좀 더

말하기 연습에 치중하시길 바랍니다. 어법이 틀려도 상관없으니 입의 훈련을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한국사람들은 체면이 있어서 영어 한마디를 하더라도 어법에 맞게 완벽하게 말하려는 습성이 있는데 그런 습성은

외국어를 배움에 있어 좋지 않습니다. 또한 영어과 출신 튜터 아니면 어법을 잘 가르치는 튜터 없습니다.

어법공부하면 영어회화에 도움이 되겠지 하는 분들이 많은데 고급실력이 안되시면 안하는게 좋습니다.

어법교육이 대한민국 영어교육 다 망쳐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5. 말하기에 있어 실력있는 튜터란?

학습은 혼자 힘으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단어,숙어는 사전만 있으면 됩니다. 외우는것은 학습자의 몫입니다.

혼자 학습할 수 있는 어법책도 많습니다. 듣기도 청취교재 많고 mp3도 있으니 많이 들으시면 됩니다.

문제는 말하기입니다. 여러가지 단어가 모여 하나의 통일된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 문장입니다.

우리는 이 문장들을 입밖으로 내뱉고 상대방의 뱉은 문장을 이해하고 다시 문장을 만들어 내밷는 과정이

의사소통 과정입니다. 즉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튜터를 말하기의 파트너라고 생각을 하시길 바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실력있는 튜터와 실력없는 튜터는 세월의 차이입니다.

말하기는 학습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우리가 처음 우리말을 배울때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따라하다

보니 말하기가 자연스레 된것입니다. 그렇기에 수업연구를 하지 않는 튜터를 만난다고 가정을 하시면

본인 스스로가 수업연구를 해서 튜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입의 훈련을 하는것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것이

한국인들은 말을 할때 어법적으로 틀린 문장을 구사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 점을 지적해서 어법에 맞게 고쳐주고

10번 내지 20번식 따라하게 만드는 튜터가 정말 실력있는 튜터입니다. -말씀드렸듯이 튜터들이 어법을 몰라도

대화를 할때에는  바른 어법을 구사합니다. 물론 틀리는 경우도 있음 -

말을 많이 하는 튜터보다 내 말을 많이 들어주고 틀린것 고쳐주는 튜터가 실력있는 튜터입니다.

좀 지루할 수 있으나 큰 소리로 수 십 번씩 따라 하거나 읽을 수 있게 해주는 튜터가 말하기에 있어서는

가장 좋은 튜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 튜터들의 실력이라던지 바람직한 영어학습법에 대해 저의 주관적인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영어를 공부하시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필리핀 튜터 관찰기 3 에서는 필리핀 튜터들이 생각하는 한국인, 튜터라는 직업, 그들의 애환등을

다루어볼까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격한 댓글은 삼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