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상대 거액갈취 마닐라 경찰관 17명 직위해제

곧 징계위원회 열어 파면 여부 결정

 
(연합뉴스)
 
한국인들을 이유없이 구금하고 거액을 강탈한 필리핀 경찰관들이 무더기 직위 해제됐다.
 
16일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닐라 시경은 최근 한국인 6명을 구금하고 100만 페소(2천546만원)를 강탈한 소속 경찰관 17명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렸다.
 
마닐라 시경 정보작전팀 소속인 이들 경찰은 지난달 중순 한국인 강 모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한 골프장을 찾았으나 실패하자 대신 한국인 6명이 세들어 사는 주택을 급습했다.
 
이들 경찰은 이곳에서 컴퓨터 10대와 휴대전화를 압수한 뒤 현장에 있던 한국인들을 마닐라 정보작전본부로 연행했다.
 
이들 경찰은 한국인들을 구금한 뒤 즉각 풀려나려면 300만 페소(7천638만원)를 내라고 요구해 100만 페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들은 특히 한국인들을 풀어주기 앞서 어떤 금품도 빼앗기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술서까지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은 수배를 받아오던 강 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닐라 시경은 관련 사건을 인지한 직후 곧바로 수사에 착수, 해당 경찰관들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마르셀로 가르보 시경 경무관은 "범죄에 연루된 경찰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은폐하는 일은 없다"며 공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마닐라 시경은 곧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 대사관은 필리핀의 경우 경찰이 금품 강탈 등의 비리사건에 직접 연루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경찰 관련 범죄로 피해를 보더라도 권리구제가 쉽지 않아 아예 신고를 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며 "실제 현지 경찰에 의한 피해 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경찰과 택시기사의 공모로 승객에게 돈을 뜯어내거나 정복 차림으로 강도로 돌변하는 사례마저 발생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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