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밀림 속의 가난한 무슬림 마을 '라와'를 찾아가다
남국의 섬나라 필리핀. 카톨릭을 국교로 삼는 이 나라에서 이슬람교를 믿고 이슬람 문화와 전통을 답습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신자 수가 500만이 채 안돼 1억이 넘는 필리핀 인구 중 5%에도 못 미치는 수치임에도 오랜 시간 그들의 신념을 지키며 그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해온 필리핀 무슬림들. 그들은 어떻게 섬나라인 이곳에서 이슬람교를 받아들이고 영위해왔으며 또 지금까지 지킬 수 있었나.
필리핀 무슬림들의 주 거점지는 민다나오 섬이다. 민다나오에 정착했던 말레이계인들에 의해 이슬람교가 14세기경부터 퍼지기 시작해 점차적으로 확장, 15세기에는 술루 제도에 성립된 술루 왕국이 민다나오 섬을 넘어 보르네오 섬 북부 일대까지 통치할 만큼 세력을 떨쳤다.
이후 17세기의 마긴다나오 왕국이 가세하며 이슬람 번성시대를 누렸으나 스페인 식민지 정부의 지속적인 압력으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결국 19세기 중 반 다바오 부근이 스페인에 함락당하면서 공식적인 공동체 사회는 종말을 맞는다.
그렇지만 민다나오 남부는 영향이 덜했던 터라 이슬람 세력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당시의 남부 잔존세력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현재 와 같은 이슬람 세력을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스페인의 정복과 개종이 활발했던 탓에 잔존한 이슬람 세력은 밀림 속과 같이 손길이 쉬이 닿지 않는 지역으로 더 깊숙히 숨어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무슬림 지역 은 아직까지 개발이 되지 않았거나 산 속과 같은 교통이 열악한 곳이 대부분이며 대게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삶을 그대로 영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 무슬림 마을 라와
무슬림이 많이 거주한다는 말에 찾아간 곳은 사우스 코타바토주의 야산 지역, 그들의 명칭으로는 라와(Lawa)로 불리는 곳이다.
이 곳은 과거 MNLF가 거점지 및 도주로로 활용했을만큼 무슬림의 세력이 강한 곳이며 아직까 지도 근방의 주민들은 해가 지는 저녁이면 얼씬도 안한다고 할 만큼 위험한 지역이다.
또한 그 지역 주민들 중에서는 과거 MNLF나 MILF에서 활동하다 나온 경우도 있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다고 한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가는거라지만 이런 말을 듣다보니 머릿속에선 이미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무슬림 지역은 주로 일반 마을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라와' 역시 산 하나를 넘고 계곡과 강을 건너야 한다. 그렇게 걷고 걸어 휴대전화의 신호는 끊기고 수풀속에서 길을 만들어가며 나아가기를 또 십여분이 지나 겨우 산 정상에 다다랐을쯤, 맞은 편에 보이는 큰 대나무로 짜놓은 문이 열림과 함께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러 나오는 무슬림들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웃는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옆에는 주민들이 경계 총 자세로 총을 들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마음만은 긴장을 못 풀 뿐이었다.
◆ 무슬림 마을
이곳의 무슬림들은 인근 마을과는 외떨어진 지역에 나무로 지은 집들 몇몇으로 촌락을 형성하여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교통이 불편한 탓에 마을 상점에 나가기도 여의치 않아 필요한 것은 주로 자급자족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집 주위로 코코넛과 바나나 나무가 둘러싸고 있고 옥수수 등 각종 작물 역시 즐비하다.
또한 닭, 염소 등 가축을 키워 직접 잡아먹거나 팔기도 하며 산 아 래 근처 계곡에는 물고기도 많아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작물이든 심기만 하면 잘 자라고 가축은 풀어만 두면 알아서 잘 크는 이런 환경 덕분에 오랜 시간동안 밀림이나 산 속에 고립된 생활을 하더라도 지금껏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무슬림의 생활
아랍의 무슬림 가정들은 가부장 중심의 집단주의를 기초로 위계서열식 질서와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다.
필리핀 무슬림 역시 이를 인정하고 있으나 이슬람이 들어오기 전부터 오랫동안 농경 위주의 생활에서 기인한 모 계 중심의 생활이 굳어진 탓에 전통적인 아랍 무슬림 가정과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남녀를 불문하고 연장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질서체계와 일부일처가 다수인 결혼방식처럼 무슬림임에도 생활양식에서는 전통적인 필리 핀의 모습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 특히 가족애와 친척간의 유대관계는 지금과 같은 필리핀 특유의 무슬림 마을 형태를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8의 아침은 새벽 동이 트기전부터 시작한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정오에는 일을 하기 힘든 탓에 이른 시간부터 움직여야 일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라와 주민들은 직접 농사를 짓거나 근처 농장에 '파퀴아오'라 불리는 일용직으로 들어가 일하는 것을 생업으로 삼는다. 일당은 하루 100~150페소, 우리나라 돈 2500원에서 3700원 꼴이다.
식사는 주식으로 고구마, 옥수수, 카사바를 익혀먹으며 바나나를 구워먹기도 한다. 이에 반찬으로는 야채, 생선류가 주를 이루며 가끔 닭을 먹기도 하는데 반찬이 한두 가지를 넘는 경우가 없다.
또한 대부분 거주지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탓 에 자동차 배터리를 연결해 라디오나 전등과 같은 전자제품을 구동시킨다.
◆ 무슬림 신앙생활
이들의 종교활동은 주로 코란과 함께 다섯가지 믿음(Five Pillars of Islam)을 낭송하며 기도한다. 이에 마을의 술탄은 "우리는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때도 '살라트'(기도)를 하루에 다섯번씩 반드시 지킨다"며 그들의 신앙심이 굳건함을 자랑했다.
일반적인 생활복에는 큰 신경쓰지 않는 이들이지만 예배와 관련된 복장에서는 사뭇 진지해진다. 예배에 앞서 이슬람 전통의상인 '디슈다샤' 또는 '칸두라'로 불리는 흰 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두건인 '고트라(Gotrah)를 두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것이 오염된 곳 하나 안 보인다.
세제는 커녕 비누도 안 쓰는 이 곳에서 저렇게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얼마나 신경써야 했을 지 눈에 훤하다. 준비가 끝나고 그들이 안내한 곳은 촌락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목조 건물, 그들이 대나무로 직접 만든 사원이다.
매주 금요일이면 무슬림들은 생업을 쉬고 기도를 위해 이 곳으로 모인다고 한다. 외부는 대나무를 세워 손으로 얼기 설기 만들었지만 내부는 강단의 형태까지 만들어 놓을만큼 구색을 갖춰놓은 것이 대단하다.
이슬람교에는 이맘, 울라마, 까디라 불리는 직책이 있다. 먼저 이맘(IMAN)이라는 위치는 보통 이슬람 예배 인도자를 지칭한다.
시아파에서는 최고의 영적인 존재로 받아들이며 그들의 최고지도자만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이 맘이라고 부르지만 일반적인 무슬림에서는 집단내에서 인망있고 신실하며 코란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다면 누구나 이맘이 될 수 있다.
울라마(ULAMA)는 코란을 가르치는 스승 역할을 하며 까디는 종교생활와 일상생활이 통 합된 이슬람 사회의 특성상 코란을 기준삼아 판결을 내리는 재판관 역할을 한다. 이 곳 라와에서는 인원이 적은 탓에 울라마, 까디 역할을 술탄이 맡아서 하며 이맘은 예배 참가 인원들이 순서를 정해 돌아가며 맡고 있다 .
금요일 정오에 시작되는 정기 예배는 삼십분동안 진행되는데 그 시간동안 이맘 역할을 맡은 사람이 자신의 견해나 경험담 등을 얘기하면서 사랑방 모임처럼 되기도 한다.
마을주민들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집회답 게 기존 이슬람 집회의 무거운 분위기보다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에 가까운데 이는 필리핀 무슬림 촌락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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