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강좌(3)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해와 갈등은 어떻게 생기는가?
머리 아프게 만드는 글을 잘 안 보시는 경향이 많기에 클릭수가 적고 댓글이 없지만 언젠가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문화강좌(3)을 올려드립니다.
문화강좌(3) :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해와 갈등은 어떻게 생기는가?
문화차이가 없는 사람들이라 할지라 서로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으면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또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권력을 두고 서로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면 갈등 또한 피할 수 없다. 즉 오해와 갈등은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단일 문화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조직과 다양한 문화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조직의 업무성과를 비교해보면 다음의 결과가 나온다.
다양한 문화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조직은 매우 낮은 성과를 보이거나 아니면 매우 높은 성과를 보인다. 흔히 후자의 경우를 일컬어서 다양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실제로 구성원들의 문화가 다른 조직의 일에 대한 만족도가 일반적으로 단일 문화의 조직보다 떨어지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단일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의 업무성과는 전반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양상을 보인다. 실제 조사에 의하면 처음에는 매우 의욕적으로 한국인과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외국인 관리자들도 소위 문화적응 과정에 있어서 '신혼의 단계'라고 표현하는 시기를 지나면 과연 자신이 본국에서처럼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에 깊은 회의를 느낄 때가 찾아온다고 한다. 이 때 그들은 처음으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오해와 갈등이 단순히 본국에서 경험했던 일반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오해와 갈등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나는 오해와 갈등은 일반 단일문화권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해와 갈등과 어떻게 다른가?
모든 갈등과 오해는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판단'하는 행위과정에서 발생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보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판단'에 있어서 오해가 생기게 된다. 또 동일한 안을 두고 서로 이해관계가 틀려서 상이한 판단을 하게 되면 갈등은 생기게 마련이다.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행위를 안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너무나 '당연시 여기는' 판단이라는 행위과정 자체가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있어서는 얼마나 '모험적이며 위험한 일'인 가는 의식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옳고, 의미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동일한 이유에서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흔히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는 이유로 외국어 문제로 많이들 이해한다. 그러나 진짜 갈등의 원인은 눈에 보이는 언어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의식하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문화 II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데 있다.
한국과 독일의 Joint Venture 회사들이 가장 많은 갈등을 보이는 부분은 '직급'(Title)에 관련해서이다. 독일인들이 한국회사 조직을 처음 보면 경제적인 규모에 비하면 자신들 보다 훨씬 작은 조직인데도 직급의 종류가 많은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많은 직급들이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선 직급을 없애자고 한국인인 관리자들에게 제안을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한국인 관리자들은 난색을 표시한다. 한국에서는 직급이 없으면 바깥에 나가서 일을 하지 못한다고 설명을 한다. 독일은 그러면 왜 직급이 없으면 일이 안 되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십중팔구 한국인 직원 측은 '그것은 한국문화이기 때문이다'라고 대답을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과 독일인의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은 이 부분에서 끝난다. 왜냐하면 계속 질문과 대답을 한다 하더라도 이 논리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갈등의 원인은 한국회사조직의 직급제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독일인 관리자들이'„당혹감'을 느끼는 부분은 직급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 왜 안 되는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자신에게는 명백하게 비합리적인 제도인데, 상대방에게는 자신의 그런 생각이 그렇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인 직원은 독일인들이 'Title'이 전혀 없는 사회에서 사는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한국인들이 Title을 중시한다는 것을 이해를 못할 수 있는지 또 상상이 안 되는 것이다. 즉 그들은 자신의 '판단'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오해와 갈등은 사람들이 각자가 옳다고 믿는 '판단'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오해와 갈등의 정도는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면 할수록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그럴수록 상대방이 왜 자신처럼 판단하지 않는지가 더욱 더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독일인 관리자는 이런 대화가 오갈 때마다'„한국인과 자신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당사자들이 갈등을 느끼면서도 갈등을 좀처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비록 갈등이 표면화되지는 않지만, 당사자들은 상대방의 말, 행위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노력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많이 동원되는 설명이 상대방 문화에 대한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이다. 예를 들면 한국인이 위와 같은 상황에서 독일인을 이해하는데 가장 많이 동원하는 '선입견'은 '독일인은 종족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인들이 독일인을 처음 만날 때부터 이런 선입견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독일인을 먼저 경험한 지인으로부터 '독일인은 이러 저러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만 해도 '그것이 편견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다가 막상 자신이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 그 편견은 '선입견'으로 변질된다. 또 자신의 독일인과의 갈등이 쌓이면서 이 선입견은 독일인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전환된다. 거꾸로 독일인이 한국인에 대해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갖는 '편견'은 '한국인이 민족주의주자들이다'라는 것이다. 자신의 문화만 중시하고 무조건 지켜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독일인의 한국인 Title 문화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다고 해석한다.
2014년 7월 7일(월) JTBC에서는 '비정상회담'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첫 방송했다. 11개국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에 온 외국인들과 한국인 패널들이 함께 하는 방송인데, 그 방송에서도 각국의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등을 보이고 있었다.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좋은 본보기라고 생각한다. 본 방송을 시청하기를 권유해 본다.
물론 이러한 편견이 선입견으로 바뀌고 또 선입견이 고정관념으로 바뀌는 것은 독일인의 경우가 한국인과 전혀 다르지 않다. 물론 모든 편견이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게 중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상대방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편견으로 접근했다가 위와 같은 암묵적인 갈등상황을 경험한 양쪽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은 자신의 긍정적인 편견은 매우 순진한 것이었고 오히려 부정적인 편견들이 현실을 더 잘 설명한다고 믿는다. 발표자가 아는 한 독일인 매니저는 자신이 독일에서 전임자들로부터 들은 한국인에 대한 편견의 종류와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 갈등을 경험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문화차이를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상대방 문화에 대한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이 이런 사고의 전환을 아예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진짜 갈등의 원인은 '상대방에 이해되지 않는 문화적인 코드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시키려 하는 태도'에 대한 자기성찰이 부족함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문화차이로 인한 갈등의 원인 중에 하나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있다는 자기 성찰이 부족하다. 그러나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은 자기 성찰 없이도 갈등의 원인을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만 떠 밀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편견이나, 선입견, 고정관념은 그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닌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또는 가까운 지인의 경험을 통해서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꽤 신뢰할 만한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그러므로 많은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해와 갈등은 상대방의 보이지 않는 문화차이를 제대로 즉 그들의 의미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대부분의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 단절 또는 실패로 끝나는 궁극적인 원인은 사람들은 너무 쉽게 소문 등을 통한 상대방 문화에 대한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에 의존하면서 자신이 그러한 갈등 구조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성찰이 전혀 없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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