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강좌(4) :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란?
오늘은 문화강좌의 마지막 편입니다.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란?' 주제를 통해 대미를 장식하려고 합니다.
문화강좌(4) :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란?
문화연구자들이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있으며, 이를 통해서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대답은 '왜 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이해하고 싶다'이다. 또 어떤 이는 '내가 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대답한다. 전자는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오래지 않은 경우이고, 후자는 나름대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잘 해왔다고 생각하는 유형이다.
왜 이런 대답이 나오는가를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방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우선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자신의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사고방식을 알았을 때 자신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지에 대한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전문가로서 상대방의 숨겨진 문화 II를 찾아내고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문화연구자(혹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통해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당연하다.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숨겨진 문화 II를 이해하면 더 이상 문화충격 또는 문화차이로 인한 오해와 갈등이 없는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예를 들면 독일인들은 평소에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 솔직함 속에는 상대방에 대한 칭찬뿐만 아니라 비판도 포함되어 있다. 독일인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둘 중에 어느 것 먼저 듣기를 원하느냐'고 물으면 모두 하나같이 '나쁜 소식'부터 먼저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이러한 행동 이면에는 독일의 문화 II 'Sachlichkeit' (일 중심적인 사고방식)가 작용하고 있다. 물론 좋은 소식을 들어서 기분 좋지 않을 사람은 없지만, 일을 위해서는 나쁜 소식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동일한 상황에서 대부분 '좋은 소식'을 먼저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기분 또는 마음을 배려해서이다. 당연히 이런 마음을 읽지 못하는 독일인은 한국인이 자신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숨기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서로의 보이지 않는 문화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오해이다.
또 다른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TV조선'에서 2014년 7월 4일에 첫 방송한 '애정통일 남남북녀'라는 예능프로그램을 첫 방송하였다. 제목 그대로 남쪽 남자와 북쪽 여자와의 '우리 결혼했어요'와 맥락이 같은 프로그램이나. 첫 방송을 보면 북한 여성들은 모든 대응을 직설적으로 하는 반면 남한 남성들은 가능하면 상대방에게 간접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같은 민족 같은 말을 사용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한 생각과 반응은 거의 극과 극이었다. 남북이 38선으로 나뉘면서 서로 다른 문화가 형성된 결과 같은 민족, 동일언어를 사용함에도 문화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물며 완전히 다른 국가간에는 더욱 심각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러면 과연 이러한 오해는 문화간 훈련을 통해서 양쪽이 서로의 문화 II를 인지하는 순간 갈등은 사라질 수 있을까?
왜냐하면 지금까지 연구와 발표를 통해 발견한 것은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 중에는 상대방의 문화 II에 대한 이해 외에 작용하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바로 자신이 속한 문화 II의 존재를 깨닫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문화 II가 자신이 속한 문화 II와 정반대의 속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사람들은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혹시 내가 상대방 문화 II를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나는 지금까지 내가 속한 사회의 문화 II를 부정하고 버리는 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리적인 공황이 찾아오게 된다. 여기서 나오는 반응 중에 하나가 '나는 어차피 한국에서 평생 일하고 지낼 것도 아닌데 괜히 한국 문화 II를 이해하고 있다가 독일에 돌아가서 낭패를 당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국인도'„아무리 독일사람의 독일회사라 할 지라도 사는 곳이 한국이면 한국문화를 따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하면서 자신이 속한 한국 문화 II는 여전히 '신성한 것'이라고 고집하고 있다. 즉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은 상대방의 문화 II이지 본인이 갖고 있는 문화 II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자신의 문화 II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상대방의 문화 II를 아무리 많이 배우고 익힌다 하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자신의 문화라는 필터를 통해서 '왜곡'된 상대방의 문화 II에 대한 인지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혹은 관광객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여부는 상대방의 문화 II를 어떠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개입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의 문화 II를 보면서 자신이 속한 문화 II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일체의 판단이나 해석을 보류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자신의 문화 II를 벗어날 수 있을 때 상대방의 문화 II가 있는 그대로 보일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부분이 실패로 끝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대방의 문화 II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본인의 문화 II를 가지고 판단하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Geert Hoftstede의 말을 빌리면 '한 사람의 의식 속에 일정한 형태의 생각, 느낌, 행동이 일단 정립되고 나면 이와 다른 형태를 배우기 위해서는 이미 배운 것들을 지워야 하는데, 있던 것을 지우는 일은 무엇을 새로 배우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러면 혹자는 자신의 문화를 지우라고 하면 '그러면 나더러 상대방 문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느끼지도, 생각지도 말라는 뜻이 아닌가'하고 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사람들도 자신의 문화를 떠나서 산다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냐고 묻는다.
그러나 '자신의 문화를 떠난다'는 의미는 '문화 자체'가 없는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잘못 이해하면 이 말은 마치 한국인이 독일인의 말과 생각, 행동을 보면서 '낯설고,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조차 부정하고 거부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자신의 문화 II를 떠난다'는 것은 자신의 문화 II를 통해서 상대방 문화 II에 대해서 느끼는 바는 '진지하고 솔직하게' 표현하지만, 문화간 갈등상황을 빨리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서 자신의 문화 II를 상대방에게 '가르치고, 설득하고, 강요하는'노력을 의식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대부부의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의 문화차이로 인한 갈등이 극단적인 양상을 띠게 되는 것은 그 해결방법이 문화차이를 힘의 논리를 빌어서 어느 한쪽 문화로 동화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문화를 떠난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서로가 문화차이로 인한 갈등을 인정하고 그것을 제 3의 방법을 통해서 해결함으로써 양쪽 문화를 존중해주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신의 문화를 넘어'선다는 것은 일체의 판단이나 주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문화 II를 통해서 느끼는 바를 상대방에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갈등의 원인'이 문화차이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리면서 공동의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공동의 해결방법을 제안할 때는 그것이 제 3의 대안으로서 자신의 문화 II와 상대방의 문화 II를 충분히 함께 고려한 것인지를 한번 더 숙고한다. 그런후 상대방에게 자신의 제안을 주장하거나 설득한다면 상대방의 동의를 끌어내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이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로 하여금 제 3의 대안을 찾도록 독려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은 어느 한쪽의 노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문화차이로 인한 오해와 갈등을 솔직하게 인정을 하면서 그것을 뛰어넘는 제 3의 대안을 찾는 노력의 가운데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문화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일을 하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바로 이 시너지 효과는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갈등상황에서 제 3의 해결방법을 찾아낼 때 나타난다. 그리고 제 3의 해결방법은 각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당사자들이 자신의 문화적인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말로는 제 3의 해결방법을 찾는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상대방의 말이나 생각, 행동을 자신의 문화 II라는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가르치고, 설득하려고 한다면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과는 너무 거리가 먼 태도이다.
지금까지 4번에 걸쳐 문화강좌라는 명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읽어주시고 좋을 말씀들을 해 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이 글이 우리가 필리핀에 살면서 필리핀 문화와 충돌하지 않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성공적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이 구축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AI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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