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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력범죄단속반, CIDG에 잡힌 호주사람

 

 

은퇴이민 업무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필리핀 공무원, 이민청 직원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 나름? 친하게 지내는 이민국 직원과 우연히 사적인 시간을 보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네포몰 근처에 돌아다니다가 그 직원이 큰 건물 하나 가리키면서 뭔가 생각 난듯이 킥킥 웃습니다.

 

" 저 건물을 보니까 ... 전에 잡아들였던 중국 사람들이 생각나네 .. "

" 주.. 중국 사람들 ? "

" 응, 저 건물에서 장사를 했었던 중국사람들 10명이 단체로 이민국에서 잡혀서 강제 추방

  된 적이 있었지 "

" 왜 ? ... 왜 강제추방을 ?? "

 

이 이민국직원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도심지 중심, 상권이 좋은 곳에서 중국사람들이 허가서 없이 관광비자로 상업활동을 하다가

인근 경쟁상인인 다른 중국 사람들 무리가 이민국에 신고를 해서 그 허가없이 장사하던

중국 사람들을 단속, 수감, 추방했다는 것입니다.

 

" 너 이민국에 신고하는 사람들이 주로 누구인지 아니 ? "

" 누.. 누군데 ? "

" 중국 사람들은 중국 사람을, 한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서양 사람들은 서양사람끼리

  신고를 한단다 ... 재밌지 않아 ? "

 

보통 불법행위 및 위반행위에 대해서 신고가 들어가면, 신고한 사람들이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이민국이나 수사당국에 제공을 한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는 신고자들이 피신고자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주로 동종 업종의 경쟁자들이나 한때는 친분이 있다가도 서로 다툼이 있게되면

이런식의 사법적인 복수? 를 하는 것입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우리가 들은 전설?로는 중국 사람들은 서로 똘똘 뭉치고 의리가 있고

타 민족을 배척하고 자신들 끼리는 보호하고 지켜주는 민족임에 비해

한국 사람들은 해외에서 서로 시기 질투해서 잘 뭉치지 않은 단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민국 직원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이런 류의 떠도는 말들은 언론과 상식으로 포장된

박스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서 경쟁적으로 사는 인간의 속성은 민족과 성품을 뛰어 넘어서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

 

필리핀을 잘 몰랐을때 항상 듣던 말이 있습니다.

 

" 필리핀은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나라야~ "

 

라는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말을 좋아하거나 수긍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필리핀에 오래 살지 않거나 수박 겉핥기로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말인 것 같다는

것이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 필리핀은 안되는 것은 안되고 되는 것은 되는 나라지만, 안되는 것을 되게할때는

  그에 따른 크고 작은 희생이 필요한 나라이다 "

 

라고 조금 돌려 말 하고 싶습니다.

 

필리핀에서 불법적인 일을 하면, 크게 3명의 적이 생깁니다.

그 이유를 상식적으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첫째는 불법적인 일을 하니, 필리핀 사법기관들이 적이 됩니다.

필리핀 사법기관을 많은 외국인들이 신뢰를 하지 않고 우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 몇푼에 아주 큰 중범자(felon)도 쉽게 풀려날 것이라고 오해나 선입견을 많이 갖습니다.

좀 정확히 이야기하면 그런 것은 가장 하위사법기관에 해당하는 것이고

상위로 올라갈 수록 외국인들이 알던 선입견이나 오해가 얼마나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앞서 제가 쓴 글들에서 처럼, 판사 판결에 대한 권위는 한국이나 기타 나라에 못지 않습니다.

 

둘째는 같은 일을 하는 필리핀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어느 일이나 불법은 합법적인 일보다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하는 일은 거꾸로 필리핀 사람들이 선점하고 하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겁니다.

필리핀 사람들의 입장에서 경쟁자가 외국인이고 그 외국인때문에 내 생계가 영향을

받는 다고 생각하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할 것입니다.

합법적인 사법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무력시위를 합니다.

 

마지막 세째는 옆에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잘 아는 같은 민족 사람들입니다.

자신을 잘 아는 적이 가장 무서운 것 처럼, 같은 민족의 시기 질투는 한번 얽혀지면

쉽게 끝나지질 않습니다. 서두에 예를 들은 중국인의 사례가 이렇습니다.

이민국 직원이나 경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신고자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정보를 줘

한번 걸리면 소위 "빼도 박도 못하는" 완벽한 처리를 만든다고 합니다.

오히려 신고자들이 사법처리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편할 정도로 물질적인 지원까지 합니다.

 

...

 

필리핀에 관광 틀을 벗어나서 생존과 생활을 위해서 두발을 딛고 살려고하면

쉽지 않다는 점을 많이 알게 됩니다.

관광객으로 썼던  "이색(異色), 신기, 호기심, 환희"의 안경이 벗어지면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불편함과 어려운 진실"입니다.

 

잘 모른 과정과 절차를 영어와 타갈로어로 풀어가야 하는 것이 힘듭니다.

언어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자신 스스로 은행에 찾아가서 통장을 개설하거나

자신이 사는 집에 대한 월세계약을 하는 것 조차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런 어려움을 자꾸 만나다보면 본인 스스로 일을 하기 보다, 부리기 쉬운 필리피노나 가까이 있는

언어가 능통한 지인들에게 내 일을 의존하게 됩니다.

이렇게 1차적으로 일을 풀지 않고 2차적으로 보고 받고 판단하고 결정해서 일을 하다보면

중요한 부분을 빼먹거나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을 그냥 덮어두거나 넘어가려는

요령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세상의 일이 모두 그렇듯이, 해야할 일을 빼먹고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합니다.

마치 복잡한 기계 부품을 하나 뺀다고 해서 별 문제 없을 것 같지만

언젠가 그 부품 하나때문에 기계 전체가 서버리는 것 처럼 말입니다.

심지어는 합법이거나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불법이거나 잘못 일을 해버린 결론이

만들어집니다.

 

...

 

필리핀에서 어떤 일을 결정하고 할때는

' 하면서 나중에 정리하지~ ' 라는 생각보다는

' 처음부터 차곡차곡 정도(正道)로 ~ ' 라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 결국은 남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왕도(王道)가 될 것 입니다.

 

 

감사합니다. 

 

원글 http://cafe.naver.com/woodongsal2